28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제천비행장 찾기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지난달 9일 “제천비행장 용도 폐지”를 촉구하는 10만 서명 운동에 나섰다. 국방부 소유인 비행장 부지를 주민에게 돌려달라는 취지다. 현재 5만8000여 명이 동참했다. 범시민추진위는 10월께 국방부와 국민권익위원회, 국회 등에 서명부를 전달할 계획이다.
제천시 모산동과 고암동에 걸쳐 있는 제천비행장은 BTS의 ‘에필로그 영 포에버’ 뮤직비디오 배경으로 유명하다. 멤버들이 광활하게 펼쳐진 활주로를 달리던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 비행장은 1950년대 비행훈련장으로 건설됐으나, 훈련 목적의 항공기(전투기) 이착륙은 이뤄지지 않았다.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을 돕기 위해 산불 진화 헬기나 닥터헬기 등으로 활주로 일부가 사용된 적은 있다. 2004년 시와 국방부가 협약한 뒤 활주로가 개방돼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도 46년째 항공기가 뜨지도 내리지도 않는 비행장을 놓고 주민들은 불만이다. 비행장 부지가 16만여㎡로 넓은 데다 길이 1180m, 폭 24m 활주로가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기 때문이다. 주민 박모(46)씨는 “비행장 활주로 중간을 끊고 만든 도로가 좁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교통사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범시민추진위는 비행장으로 인한 도심 확장 저해, 초등학교와 고층 아파트단지 입주로 비행장 기능 상실, 30여㎞ 거리에 원주·충주에 공군비행장이 군사작전 수행에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비행장 용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김주상 제천시 기획팀 주무관은 “국방부는 제천비행장을 헬기예비작전 기지로 지정해놨지만, 활주로 균열이나 환경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타 지역의 헬기 기지가 1만~5만㎡인 것을 고려하면 도심 내에 너무 큰 공간을 비행장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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