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성장률 전망 일제히 하향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전력난으로 반도체 공장까지 가동 중단되면서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으로 충격파가 전달되고 있다. 세계 투자은행들은 헝다그룹(에버그란데)에 이어 전력문제까지 불거지자,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낮추고 있다. 중국에선 심각한 전력난으로 신호등이 꺼지고 단전 사고까지 속출하고 있다. 양초 사재기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상당수 진출해 있는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 등 3곳에 전력난이 집중되고 있다며 27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내 전력난이 심각한 지역의 반도체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중국 내 애플과 테슬라 공장까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는 28일 "중국의 '전력공급 제한' 위기는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 상하이, 산둥성 등 경제 중심지뿐만 아니라 내륙인 광시좡족자치구, 윈난성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급속 확산됐다"면서 "애플, 테슬라 공급업체를 비롯해 대만 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애플 공급업체인 대만 유니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 26일부터 4~5일 동안 장쑤성 쿤산에 있는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대만 폭스콘 계열사로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이성정밀, 애플 아이콘과 스피커 계약을 맺은 콘크래프트도 쿤산 공장을 같은 시점부터 각각 5일 동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애플 협력 업체이자 아이폰 조립업체 가운데 하나인 대만 페가트론 역시 쿤산과 쑤저우에 있는 공장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에 제품을 공급하는 CWTC 쑤저우 공장, 쿤산 반도체 제조업체 ASE쿤산 역시 4~5일 동안 설비 운용을 멈췄다. 이들 회사는 모두 지방정부의 전력 공급 제한을 이유로 들었다.
전력난으로 가로등까지 꺼진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은 경공업과 중공업, 태양 에너지, 전자산업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 지린성 일부 지역은 내년 3월까지 불규칙한 단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대만과 중국 증시는 최소 15개 이상 중국 기업이 단전 조치로 생산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대만에 상장된 30개 이상 중국 기업도 사정이 비슷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중국 동북부의 단전은 민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전력 공급 부족은 수백만㎾급으로 붕괴 직전"이라고 이날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기업의 석탄과 전력 소비를 제한하는 에너지 소비통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4·4분기에도 정책이 유지되면 피해는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 투자은행과 전문가들은 전력 부족을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석탄 가격 급등과 정부의 엄격한 탄소배출 목표를 감안할 때 중국의 안정적 성장률 유지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며 올해 연간 성장률을 기존 8.2%에서 7.7%로 낮췄다. 모간스탠리 역시 비슷한 이유로 4·4분기 경제성장률이 1%p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새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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