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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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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언급한 文, 미사일 쏜 北...'한반도 평화'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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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종합)文 "北담화·미사일 종합 분석해 대응방안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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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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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종선선언'을 제안하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정상회담'으로 화답하는 등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던 중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전 "북한은 오늘 7시40분경 내륙에서 동쪽으로 미상 발사체 1발을 발사했으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또 "현재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곧바로 NSC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오늘 오전 8시부터 9시15분까지 원인철 합참의장으로부터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과 의도에 대해 검토하고, 한반도의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발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향후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곧장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 관련 상황과 NSC 상임위원회 개최 결과를 보고받고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이며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라고 지시한 것은 김여정 부부장의 최근 연이은 담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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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이 철도미사일 기동연대를 조직한 뒤 검열사격훈련을 통해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1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북한은 동해 800킬로미터 수역에 설정된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9.16.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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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지난 24일과 25일 이틀 연속 담화를 내고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관한 반응을 내놨다. 문 대통령이 유엔연설 전에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것이 '이중잣대'에 해당한다며, 이에 대한 철회를 선결조건으로 종전선언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부부장이 문제 삼은 '이중잣대'는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성공 발사 직전에 이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것을 일컫는다. 당시 문 대통령은 "오늘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을 했는데, 그런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해서 우리 SLBM이 아주 효과적인 억지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김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 김 부부장이 '이중잣대' 철회를 종전선언 논의의 선결 조건으로 분명히 밝힌 만큼 꼬여버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미연합군사훈련 일시 중단과 같은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미연합군사훈련 일시 중단 카드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낸 바 있기 때문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기내 간담회에서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2번의 북미 정상회담이라든지 성과가 있었지만 그 성과에서 멈춰있는 상태"라며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혹시 남북 간의 관계 개선의 하나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것이 될지 모르겠다"고 베이징올림픽을 활용한 남북관계 개선 노력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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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놀룰루=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제76차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공군 1호기 회의실에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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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후 북한의 동향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의 담화 발표 및 미사일 등 동향과 관련해서 북한의 의도나 향후 대응은 예단하지 않고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북한에서 개최 중일 것으로 알려진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남 또는 대미 메시지가 나올지도 신중하게 지켜볼 계획임을 밝혔다. 대외 메시지 외에도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적인 군사 도발 징후 등이 있을지도 지속적으로 주시할 예정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측이 남측의 반응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추후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이 어떻게 세워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임기 말 북측과의 대화와 협력 재개를 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묘수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분간 정부는 '신중한 정세 판단' 모드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그에 맞게 대응하되, 북한의 유화 대남 메시지에는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쪽에 치우치는 대응보다는 두 부분 모두 아울러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면서 대응하겠다는 게 정부의 판단으로 읽힌다.

한편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지난 15일 열차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한지 13일 만이다. 지난 15일 당시 북측의 탄도미사일 훈련과 관련, 합참이 최초로 전파했던 탐지 내용도 '미상 발사체'였다.

합참은 15일 당시 시험발사된 북측 탄도미사일과 관련, 최초 공지 이후 평안남도 양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비행거리 약 800㎞·고도 60여㎞ 탄도미사일 2발을 탐지했다는 사실을 추가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9·9절 열병식 이후인 지난 11~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사흘 뒤인 15일 열차에서 탄도미사일 2발을 쏘아 올리는 등 이번 '미상 발사체'를 포함해 6번째 무력 시위를 이어갔다. 또 북측은 △3월25일 신형 전술유도탄 2발 △3월21일 순항미사일 2발 △1월22일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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