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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Pick] 코로나 시대의 '형설지공'…매일 산에 오르는 베트남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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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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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온라인 접속이 어려운 지역 학생들의 '형설지공' 이야기가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베트남 현지 매체 소하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응에안성 꿰퐁 지역의 므엉롱 마을에 사는 학생들은 수업을 듣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전파가 가장 잘 잡히는 곳을 찾아 산 정상까지 온 것입니다.

이들이 사는 므엉롱 마을은 베트남에서도 가장 외진 지역 중 하나로 아직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전화 신호도 간헐적으로 들어오는 벽지입니다.

매체에 따르면 6학년 된 아들과 조카를 둔 33살 뚜어 씨는 일주일 내내 아들과 조카를 데리고 마을 가장 높은 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들은 며칠 동안 전파가 가장 안정적으로 잡히는 곳을 찾아다녔고, 그 결과 마을의 산 정상에서 전파 신호가 일정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합니다.

뚜어 씨는 "집에서 산 정상까지 거리는 2km 정도지만, 산길이 험난해서 30분 이상 산을 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뚜어 씨의 아들과 조카는 같은 반에 재학 중이어서 휴대전화 하나로 함께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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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정상 판자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뚜어 씨의 아들과 조카

뚜어 씨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수업을 듣게 하려고 산 정상에 나무와 방수포를 가져다 작은 판자집을 만들었습니다. 뚜어 씨의 응원에 힘입어 아이들은 매일 산 정상 판자집을 찾아 온라인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므엉롱 마을 사람들은 뚜어 씨를 따라 아이들을 산꼭대기로 올려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곳 산 정상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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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 산 정상을 찾은 다른 학생들의 모습

뚜어 씨네 아이들의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어 기쁘지만, 폭우가 쏟아져도 산꼭대기 판자집에서 공부하는 모습에 슬프기도 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은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매일 산에 오르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한 아이는 "힘들긴 하지만, 배우기 위해서는 이 길밖엔 없지 않냐"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soha 홈페이지 캡처)
박윤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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