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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국민연금 개편과 미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 대마초 피워도 금융기관 재취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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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간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직 퇴직자 중 4명 중 3명이 금융기관에 재취업했다. 일부 직원은 대마초 흡입으로 해임됐음에도 국민연금과 관련된 금융기관에 재취업해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비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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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금운용직 퇴직자 76명 중 57명이 금융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57명 중 32명이 국민연금을 위탁 운영하거나 단기 자금을 거래 중인 금융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 퇴직자 중 52명이 퇴사 후 한 달이 채 안 돼 재취업에 성공했다. 1주일도 안 돼 재취업한 퇴직자는 27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등에서 일하고 있는 32명 중 29명이 한 달 내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재취업자 중에는 지난해 대마 흡입으로 해임된 4명도 포함됐다. 이들 중 전임 운용역 3명은 지난 1월 29일 재범 방지 교육 조건부로 검찰로부터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전임 운용역 중 한 명은 국민연금 위탁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금융기관에서 근무 중이다. 책임 운용역 A씨의 경우 지난 4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는데, 판결이 나오기도 전인 올해 2월 18일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 의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직의 평균 근속 연수도 매년 줄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68개월이던 평균 근속 연수가 2018년 58개월, 2019년 57개월, 지난해에는 48개월로 줄었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본부가 개인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스펙 쌓기’용 직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납부한 보험료를 토대로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했지만, 90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직은 공단을 스펙 쌓기(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며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에 대한 재취업 관련 규정을 재정비하고, 이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내부통제규정 시행규칙’ 제17조 제2항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는 임직원의 퇴직일로부터 2년 간 이해 상충 여부를 점검하고 있으나 퇴직자의 재취업에 대한 심사 규정은 없다. 또 직접 담당자로 재취업하더라도 거래 제한 기간은 6개월에 그치며, 이마저도 퇴직일로부터 1년이 지난 후 재취업한 경우에는 적용 받지 않는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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