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거리 이발사들이 손님의 머리를 다듬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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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이발사들에게 수염을 깎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한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6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최근 아프간 남부 헬만드 주의 이발사들에게 면도나 수염을 다듬는 영업 행위를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면도하는 행위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어긋난다면서 금지령을 어길 경우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탈레반 측은 헬만드 주 미용실들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고문을 붙여 "누구도 이에 대해 불평할 권리가 없다"고 경고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의 일부 이발사들도 유사한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카불의 한 이발사는 "탈레반 전투원들이 면도를 중단할 것을 계속 종용하고 있다"며 "비밀 조사관을 보내 위반 행위자를 잡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인 1996∼2001년에도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을 금지하고 수염을 깎지 못 하게 한 바 있다. 그러나 탈레반 정권이 몰락한 이후 아프간 남성들 사이에서는 말끔히 면도하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다.
BBC는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 또다시 면도 금지령이라는 규제를 내놓은 것에 대해 '정상국가'를 자처하는 공식 입장과 달리 과거의 엄격한 통치로 회귀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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