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제76차 유엔총회 관련 기사의 제목이다. NYT는 기사에서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국가 지도자가 아닌 보이그룹을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그룹 BTS(방탄소년단)이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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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유엔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BTS의 7분 연설은 100만명이 넘는 이들이 시청했다. 유엔 건물 곳곳을 배경으로 한 BTS의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영상 역시 유엔 총회장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1500만 조회수를 단숨에 넘어섰다.
유엔의 홈페이지는 BTS를 ‘한국의 수퍼스타이자 유엔의 친구(Korean superstars, and friends of the UN)’로 소개하고 있다. BTS가 2018, 2020년에 이어 올해 유엔총회에 세번째로 선 것을 뜻하는 말이다.
유엔의 홈페이지는 BTS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수퍼스타이자 유엔의 친구″라는 해설을 달았다. BTS는 2018년, 2020년에 이어 2021년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유엔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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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3일(한국 시간) 하와이를 떠나며 올린 SNS에서 “방탄소년단이 유엔총회장을 무대 삼아 ‘퍼미션 투 댄스’를 노래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었으며 우리의 새로운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였다”며 “방탄소년단에게 고맙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특별히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의 감사는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박3일의 짧은 뉴욕 유엔총회 일정동안 무려 4차례 BTS와 함께 일정을 수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UN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시각)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미래문화특사인 그룹 BTS(방탄소년단)와 한국실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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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BTS는 이번 순방의 첫 일정이었던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먼트)부터 연단에 연이어 섰다. 문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마치 행사의 사회자처럼 BTS를 연설대로 불러 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BTS의 유엔총회 연설과 관련 ″BTS가 유엔에서 무대 중심에 섰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NYT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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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연설과 영상공개를 마친 뒤 유엔이 직접 진행한 인터뷰에도 문 대통령과 함께 참여했다. 유엔측은 문 대통령과 BTS에게 나란히 3개씩의 질문을 건넸다.
BTS는 다음날 오전엔 김정숙 여사의 미술관 방문 행사에 동행했다.
그날 오후 문 대통령은 뉴욕에서의 마지막 일정이던 ABC방송 인터뷰에도 또다시 BTS 멤버 전원을 참여하도록 했다. 결국 문 대통령 임기중 마지막 유엔총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BTS와 함께 진행된 셈이다.
특히 지난 25일 공개된 ABC 인터뷰 관련 보도에서 문 대통령은 “BTS가 청년층을 대표하고 청년층으로부터 아주 널리 공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SDG)에 대해 젊은이들의 공감과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유엔 사무총장이나 제가 수백 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런 게 있죠”라며 국제수화를 활용해 만든 BTS의 안무 동작을 직접 해보이기도 했다. ABC 방송이 해당 보도를 하면서 내건 기사의 제목은 ‘팝스타와 대통령(Pop stars and the President)’이었다.
미국의 ABC 방송 인터뷰에 함께 출연한 문재인 대통령과 BTS. ABC는 24일(현지시간) 해당 보도의 제목을 '팝스타와 대통령(Pop stars and the President)'라고 달았다. A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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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놓고 일각에선 “청와대가 BTS의 인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BTS가 정상간 외교를 수월하게 하는 일종의 정치적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발언이었다.
[아미나 모하메드 UN 사무부총장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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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진행자로부터 ‘BTS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말을 듣자 “저희가 초청한 게 아니라 유엔이 초청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문 대통령대로, BTS는 BTS대로 유엔이 각각의 의미를 두고 초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격과 위상, 문화의 힘이 이렇게 커졌다고 자부해도 충분한 일인데 굳이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또 ‘BTS의 인기가 문 대통령보다 좋았다’는 질문에 대해선 “BTS가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로 평가받는 건 너무나 자랑스럽고 가슴 설레는 일 아닌가”라며 “BTS라는 아티스트 개인에 관한 평가보다는 대한민국 전체가 태극기를 휘날리듯 평가를 받는 일이라고 기쁘게 생각하면 되는 일”이라고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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