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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퇴임 아쉬워"...'바이든 구하기'에 美 막판 선물 [도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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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스가, 백악관서 마지막 환담
아프간 철군 정책 실패서 中문제로 전환
스가, '졸업여행' 비판에도 방미 강행
바이든, 후쿠시마산 농산물 등 수입금지 해제
고노 당선시, 아베 외교 계승 위한 '보험'


파이낸셜뉴스

24일(현지시간)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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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조은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4일 퇴임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24일(현지시간)미국 백악관에서 만나 "퇴임 이후에도 조언을 구하고 싶다"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대중국 견제 성격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첫 대면 정상회의가 이뤄진 이날 두 정상은 약 10분간 별도의 환담 시간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퇴임을 앞둔 스가 총리를 향해 "자신에게 매우 큰 존재"라며 "섭섭하다(아쉽다)"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우정과 신뢰에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앞으로도 미일 동맹의 중요성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의리 방문'에 선물
두 정상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하며, 서로를 "조" "요시"라고 부르며 친밀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6월 영국에서 열린 주요7개국(G7)정상회의 때 만났으며, 이번에 쿼드 첫 정상회의를 계기로 총 3차례 직접 만난 것이다. 스가 내각이 1년 단명 정권에 그치게 된 점,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오커스 결성, 쿼드 정례화, 파이즈아이즈(Five Eyes) 확대 구상, 기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G7, 한미동맹, 미일동맹 강화 등 다양한 선택지를 구사한 탓에 상대적으로 과거 미일 정상에 비해 밀도감있는 관계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총리가 일본 국내외적으로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에 직면했을 때에도, 시원스럽게 힘을 실어주지 않았으며, 개막식 때도 직접 참석하지 않고 부인 질 바이든 여사만 보냈다.

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관련 공동 기자회견.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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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가 총리는 퇴임을 앞둔 총리의 "졸업 여행이다"거나 "곧 선출될 차기 일본 총리를 위해 쿼드 정상회의 일정 연기를 요청했어야 했다"는 일본 내 무수한 비판의 목소리를 등지고 이번 미국 방문 길에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정책에 대한 비판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교의 초점을 재빨리 중국 위협론으로 전환, 중국 포위망 중의 하나인 쿼드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했다. 산케이신문은 "미국이 전략적으로 쿼드를 중시하는 타이밍에 동맹국인 일본이 정상회의 연기나 취소 요구로 발목을 잡을 수는 없었다는 게 스가 총리의 판단이었다"는 총리 주변 인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바이든 구하기'와 일본이 공들여 온 '쿼드 틀'을 공고히 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내 비판을 무릅쓰고 방미를 강행한 스가 총리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지속해 온 후쿠시마현 등 일본 내 14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등 식자재에 대한 수입 금지를 지난 22일을 기점으로 전면 해제한 것이다. 지난 4월 바이든 정권 첫 미일 정상회담에서 스가 총리가 요청했던 사안이다. 마지막 정상회담에서 임기 막판 외교 성과를 남긴 것이다. NHK는 스가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수입 금지 해제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고노 정권 탄생시, '안전 장치'
차기 일본 정권에서의 '스가 지분'도 일정 수준 고려했을 것으로도 보인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자민당 총재로 당선될 경우다. 스가 총리는 고노를 밀고 있다.

'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고노 총재 후보는 지난해 방위상 재임 당시, 기술적 결함과 비용을 문제로 들며, 육상 배치형 미사일 방어체계인 미국산 '이지스 어쇼어' 배치 계획을 돌연 철회한 '전력'이 있다. 당시 아베 전 총리조차도 해당 결정이 미일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임을 우려, 고노 담당상이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총리 연임 문제로 아베 신조 전 총리와 현재는 불편한 관계가 되었지만 스가 총리는 아베 외교 노선을 충실히 계승해 왔다. 그런 점에서는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환담에는 지난 7월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미국 정부 대표로 참석해 사실상 '국빈 대접'을 받았던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도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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