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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CEO 라운지] 정은보 금감원장, 사모펀드 사태 등 내우외환 수습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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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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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고심 끝에 파생결합펀드(DLF) 행정소송에 대한 항소를 결정하며 사실상 장기전에 돌입했다. 그 중심에는 취임 후 두 달여를 맞은 정은보 금감원장의 결단이 있었다. 정 원장은 이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와의 갈등 봉합, 여기에 내부 인사개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의 혼란한 분위기를 조속히 다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우리금융 회장 징계 취소소송’ 장고 끝 항소…“추가 판단 필요”

금감원은 최근 우리은행의 주요국 금리 연계 DLF 부실 판매와 관련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취소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에 나섰다. 금감원 측은 "금융위와의 긴밀한 협의와 내부검토, 법률자문 등을 거친 결과 법리적 측면에서 법원의 추가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며 "동일한 쟁점의 다른 소송이 진행 중인 점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2월 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렸다. 현행 규정상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연임이 제한되고 3년간 금융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이에 손 회장은 그해 3월 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최근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원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금감원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가 아닌 준수 의무 위반을 이유로 금융사나 임직원을 제재할 수 없다고 봤다. 감독당국이 제재 결정에 있어 잘못된 법리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금융감독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재정립하겠다”며 취임 후 줄곧 '강경 일변도'에서의 탈피와 '시장친화'에 방점을 찍어왔다. 때문에 이번 결정에 대해 다소 이례적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러나 1심 판결에서 법원도 DLF 상품선정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실질적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 만큼 법적 다툼의 여지가 남았다는 것이 감독당국의 판단이다. 정 원장의 고심은 마지막까지 미뤄온 항소 결정시기와 그 과정에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는 지난 2일 “열심히 고민 중”이라며 “금융위와 잘 협조해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특히 금감원의 항소 결정에는 동일한 내용으로 중징계를 내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 대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감독당국이 항소 없이 손 회장에 대한 법원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함 부회장이 제기한 동일 내용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소를 포기할 경우 금감원의 제재 결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감독당국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여지도 존재한다.

이번 항소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관심도 높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금감원이 항소를 포기해 이번 판결이 판례로 굳어진다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 마련과 감독당국의 금융기관에 대한 효과적 제재는 사실상 어렵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금융당국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항소를 촉구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 역시 금융소비자보호 측면에서 감독당국이 항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에 걸쳐 피력한 바 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항소 결정에 따른 제재 관련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관련 CEO(최고경영자) 징계 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때문에 금융회사들과의 법적공방과 제재심 등을 균형·속도감 있게 처리하는 것이 정 원장의 향후 주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제재 불확실성과 제재 지연에 따른 금융권 애로사항을 신중히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위-금감원 '해빙무드' 전환···대규모 '인적쇄신'도 초읽기

정은보 금감원장은 이 밖에 그동안 긴장관계를 이어갔던 금융위원회와의 관계 회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금감원과 금융위는 키코(KIKO) 분쟁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종합검사 부활, 금감원 독립 등 주요 현안마다 충돌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최근 민간 출신 금감원장 3명이 연달아 거쳐가는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에 힘이 실린 반면 당국 간 갈등기조가 극에 달했다.

그러나 관료 출신인 정 원장이 감독당국을 이끌게 되면서 그간의 강도 높은 긴장관계는 더 이상 형성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 원장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행정고시 28기 동기로 1985년 연수원에서 인연을 맺은 '37년 지기'다. 재무부 사무관 시절 한솥밥을 먹고 금융위 핵심 보직인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도 주고 받으면서 경제 관료로 동고동락했다. 그만큼 두 수장 간 금융정책 및 감독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정 원장과 고 위원장은 취임 후 줄곧 '원팀'을 강조하고 있다. 이달 초 가진 첫 회동에서도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는 대신 "획기적인 소통과 협력의 장을 열어 나가겠다"면서 금융위, 금감원이 '원팀'임을 언급했다. 이미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DLF 항소 결정 관련 브리핑에서 "금융위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주요 결정 과정에서 두 당국 간 소통의 중요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편 정은보 원장 체제하의 금감원 내부 인적쇄신 움직임 역시 초읽기에 돌입한 상태다. 정 원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8월 10일 취임 후 첫 임원회의에서 부원장 4명과 부원장보급 10명 등 임원 14명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현재는 수석부원장을 포함해 5~6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내달 초 국정감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조기 쇄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현재 일부 임원들이 사표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일찌감치 인사 파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임원 인사를 필두로 본격적인 연쇄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가뜩이나 사모펀드 사태 후폭풍으로 감사원의 임직원 대상 징계, 국회의 부실 감독에 따른 조직개편 압박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는 조속한 조직 안정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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