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BTS, 유엔 사무총장과 저의 연설보다 훨씬 큰 효과”

문재인 대통령이 제76차 유엔총회에 초청돼 기후위기 대응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필요성에 대해 연설한 방탄소년단(BTS)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과 제가 수백번 연설하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거뒀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BTS가 24일(현지 시각)미국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했다. /ABC 캡처

문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방영된 미국 ABC ‘굿모닝 아메리카’ 인터뷰에서 BTS가 20일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SDG 모멘트)’에서 연설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마친 후 뉴욕 주유엔대표부에서 BTS 멤버들과 함께 ABC 방송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 문 대통령은 “BTS는 청년층을 대표하고 있고, 청년층으로부터 널리 공감을 받고 있다”며 “(기후변화 등에 대해) 젊은이들의 인식과 공감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BTS를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했다. BTS 멤버 정국은 “특사 임명장을 받고 (유엔총회장에서) 스피치(연설)와 퍼포먼스를 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며 “시간이 멈췄다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BTS는 유엔 연설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터뷰에서도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RM(본명 김남준)은 “저희도 (기후 위기를) 인지한지 얼마 안 된다”며 “이것이 (기후) 변화가 아니라 위기 단계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진(김석진)은 백신 접종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는 것에는 공감을 한다”며 “두려워 한다면 앞으로의 발전은 없다”고 했다. 지민(박지민)은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 저희가 좋아하는 공연을 빨리 많이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뷔(김태형)는 “아미(BTS 팬덤) 눈을 실제로 못 마주친지가 거의 1년 반, 2년 가까이 된다”며 “실체를 안 보니 어느 샌가 ‘존재하나?’라는 의문이 들더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룹 BTS(방탄소년단)가 21일 오후(현지 시각) 뉴욕 주유엔대표부에서 미국 ABC 방송과 인터뷰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BTS는 ‘SDG 모멘트’ 연설을 한 후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특별영상이 상영됐다. 유엔총회장에서 사전에 촬영했다. ‘힘든 상황이지만 춤과 노래를 통해 자유와 행복을 찾자’는 응원,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위로가 담긴 곡이다.

문 대통령은 “‘퍼미션 투 댄스’는 노래도 아름답고 안무도 아름답지만, 차이를 뛰어넘는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전달해줬다”고 말했다. 곧이어 문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펴고 다른 손가락들을 살짝 구부린 채 양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상체를 긁는 듯한 동작을 선보이며 BTS 멤버들에게 “이런 게 있죠”라고 물었다. 이 동작은 BTS가 ‘퍼미션 투 댄스’에서 선보이는 안무 중 하나로, ‘즐겁다’는 뜻의 국제 수화를 활용해 만든 것이다.

문 대통령의 ‘퍼포먼스’에 BTS 멤버들이 수화를 활용한 다른 2개의 안무 동작으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앵커인 주주 장(한국명 장현주)까지 모두 따라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BTS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 유엔총회장에서 '퍼미션 투 댄스'를 부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ABC뉴스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 예고 영상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재개에 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이 본격적으로 핵 활동을 재개한다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그런 단계가 현실이 되기 전에 북한과의 대화, 남북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와 외교가 한반도 평화 달성의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BTS의 ABC 인터뷰는 이날부터 25일 새벽에 걸쳐 두 차례 더 방영된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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