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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새정부서 여성 뺀 탈레반 “우리도 유엔총회 참석 연설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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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과도 정부가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제76차 유엔 총회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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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교 장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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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탈레반이 아프간 전 정부가 임명한 굴람 이삭자이 유엔 대사의 자격을 박탈하고, 새롭게 임명한 대사의 유엔 총회 연설 승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두자릭 대변인에 따르면 탈레반 측은 지난 15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고위급 회담 참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아삭자이 대사가 전달한 첫 번째 서한에는 이번 총회에 참석할 아프간 대표단 명단을,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무부 장관이 보낸 두 번째 서한에는 모하마드 수하일 샤힌 대변인을 아프간의 새 유엔 대사로 임명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무타키 장관은 서한에서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달 축출됐기 때문에, 전 정부가 임명했던 이삭자이 대사도 더는 아프간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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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최한 제76차 유엔 총회 현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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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아프간 유엔 대사는 오는 27일 고위급 회의 마지막 날 연설한다. 그러나 탈레반이 대사를 교체하면서 미국·중국·러시아 등 9개국으로 구성된 유엔 자격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로서는 위원회의 심의가 언제 마무리될지 가늠할 수 없다. 예정된 연설 일정 전에 승인이 나지 않으면 아프간 측의 이번 총회 연설은 무산된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 고위급 관리자는 “(위원회의 결정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이번 총회에서 아프간 유엔 대사가 연설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은 국제 사회에 “탈레반을 아프간 합법 정부로 인정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아프간 재집권 직후 직면한 경제난을 호소하며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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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과도정부가 새 유엔 대사로 임명한 모하마드 수하일 샤인(가운데) 지난 3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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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제 사회의 반응은 싸늘하다. 국제 사회는 탈레반이 아프간 국민의 인권과 여성의 안전을 보장하기 전까지는 지원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장관 인선이 강경파 남성으로만 구성된 것을 비판하며 여성과 다른 민족을 포함한 ‘포용 정부’를 수립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탈레반은 “그 어떤 나라도 아프간에 포용 정부 수립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면서도 21일 발표한 차관 인선에 소수민족을 배치했다. 여성은 여전히 배제됐다. 국제 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듯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도 “(이번 인사에) 하자라족과 같은 소수민족 구성원이 포함됐고, 여성은 나중에 추가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BBC에 따르면 지난 19일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함둘라 노마니 신임 시장은 “탈레반은 여성이 당분간 일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 여성 공무원들에게 집에서 머물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17일에는 전 정부의 여성부를 폐지하고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적용하는 ‘도덕 경찰’을 되살렸다. 또 일부 대학에서 남녀를 분리해 수업하도록 하고, 중등학교에서는 남학생만 등교를 허용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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