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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경영ㆍ경제 이해력 시험 매경TEST 제16회 시험과 틴매경TEST 제6회 시험이 지난 25일 전국 고사장에서 수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일제히 치러졌다. 서울지역 주요 고사장인 풍문여고에서 반팔 차림의 남녀 응시자들이 시험에 열중하고 있다. |
"600점 이상 받으면 18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죠. 학사편입생들에게는 놓치기 어려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공부와 병행하며 주경야독을 해온 60대 노인, 전역을 한 달여 앞두고 취직을 준비하는 현역 공군 하사, 전문대 디자인학과를 나온 뒤 '경영학도'를 꿈꿔온 미술교사….
지난 25일 전국에서 실시된 국가공인 매경TEST 제16회 정기시험장을 찾은 이들의 공통점은? 정답은 매경TEST에 인정된 학점은행 20학점 취득이다. 이날 전국 고사장에는 매경TEST 학점을 통해 학사 학위를 취득하려는 응시생들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특히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한 다음, 수도권 대학에 학사편입하려는 준비생들이 대거 몰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서울 한강미디어고에서 만난 김광일 씨(68)는 학점은행 대학과정인 동국대 전산원에 재학 중이다. 그는 "대학 졸업학점이 10점 정도 모자랐는데, 국가공인 점수(600점)를 받을 경우 18학점을 받아 다음 학기에 졸업할 수 있게 된다"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시험 응시자 중 최고령자이기도 한 김씨는 "회사를 경영했던 경험과 수십 년간의 신문 정독습관 등이 시험을 치르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며 "졸업 가능 학점을 따더라도 계속 시험에 응시해 실력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 상산고 고사장에서 만난 이재성 씨(26)는 현역 공군 하사다. 오는 7월 전역을 앞둔 그는 바로 돈을 벌고자 취업전선에 뛰어든다는 계획이지만, '대학 졸업장'에 대한 미련만큼은 끝내 버릴 수 없다고 한다. 그는 "군대에서 틈틈이 매일경제신문을 읽으며 경제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매경TEST 등 주요 학점 인정 자격을 따 모자란 학점을 채운 뒤 독학사로 학위를 취득할 것"이라고 했다.
8년 전 한 전문대 디자인 관련 학과를 졸업한 뒤 개인 미술교사로 일해온 김새롬 씨(28) 역시 대학 학위를 따고자 매경TEST에 응시한 사례다. 그는 "매경TEST는 1년에 네 차례나 볼 수 있는 등 응시 기회가 많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무엇보다 최대 20학점까지 학점을 딸 수 있어 이수자 입장에선 매우 매력적인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학점은행제는 누적 학점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학위 취득이 가능한 제도로 학사학위를 따려는 전문학사 소지자나, 대학을 중퇴한 뒤 학사편입을 통해 명문대학의 학위를 따려는 이들이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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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열린 매경TEST 동아리 최강전에 참여한 KAIST의 경제ㆍ경영동아리 "MSK" 회원들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 제공=MSK> |
IBK기업銀·NH농협證·생보협…인사고과 반영
○…"요즘 실험과 기계 등에만 빠져서는 과학도는 졸업을 해도 성공할 수 없어요. 경제와 경영 감각 정도는 필수로 길러야죠."
매경TEST가 실시된 지난 25일 대전 대성중 고사장에서 만난 KAIST 경제ㆍ경영동아리 'MSK' 학생들은 시험을 마친 뒤 이렇게 입을 모았다.
동아리 회장 홍민우 씨(산업ㆍ시스템공학 4년)는 "이번 시험이 동아리 차원에서는 처음이지만 다들 이번 시험을 앞두고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전국 고사장에는 KAIST MSK를 비롯해 30여 명문 경제ㆍ경영 동아리가 동아리 최강전에 응시해 눈길을 끌었다. 한양대 'Stockwars', 경희대 'ABS', 대구대 '증권연구회', 단국대 'Teps' 등이 대표적 예다.
고교생 신분으로는 하나고 연합동아리 학생들이 도전장을 내밀어 눈길을 끌었다. 고려대 'Kuvic', 이화여대 'Investo', 성균관대 'Genesis'도 경제ㆍ경영 관련 실력을 재확인하고자 이번 시험에 응시했다. 청소년 경제ㆍ금융 지식을 평가하는 틴매경테스트 동아리 최강전에서는 구현고 '아담스미스의 후예들', 김포외고 'uhec', 강원외고 '드림카카오', 전주 상산고 '거상탑' 등 20여 개 고교 경제 동아리가 응시했다.
○…회사 내 승진이나 취업, 그리고 대학 진학을 위해 매경TEST 성적을 활용하려는 응시자들도 많았다. 대리 승진심사를 앞두고 있는 생명보험협회 김진현 주임은 "매경TEST 점수가 승진 등 인사고과에 반영돼 동료 3명과 같이 응시했다"며 "최신 이슈를 공부할 수 있어 좋고 실무지식을 복습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가양동지점에서 근무하는 박경찬 씨도 "매경TEST는 회사에서 단체응시를 권장하고 있고, 인사평가에도 반영된다"며 "고득점을 위해 평소 매일경제신문을 꾸준히 읽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NH농협증권은 임직원의 자기계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매경TEST 단체응시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성적우수자에게는 상금을 포상하고 연수성적에 가산점을 줄 방침이다.
인천 연수중에서 만난, 자영업을 하며 방송통신대에 다니는 조민경 씨(51ㆍ여)는 "졸업논문 대체를 위해 매경TEST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시험 준비를 하다 보니 또 다른 재미가 생겼다"면서 "논문 대체가 가능한 성적이 나오더라도 계속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주 상산고 고사장에는 상산고 학생 100명이 틴매경TEST를 응시했는데, 이원득 상산고 교사는 "시험성적을 수행평가로 활용하고 있다. 점차 틴매경TEST가 고교생의 경제ㆍ금융실력을 검증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매경TEST 정기시험에는 기업 인수ㆍ합병(M&A)을 담당하는 변호사를 비롯해 은행 PB, 감정평가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기업 M&A업무를 맡고 있는데, 경제ㆍ경영 분야 지식을 더 쌓고자 매경TEST를 응시하고 있다"며 "문제 수준이 타 언론사의 시험보다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PB인 유경주 씨(35)는 "직업상 알고 있는 경제ㆍ경영 지식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 응시했다"며 "시사적인 내용은 이론 부분은 괜찮았지만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느꼈다. 자기계발에 좋은 시험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취재팀=김웅철 차장 / 서울 = 조진형 기자 / 부산 = 박동민 기자 / 인천 = 지홍구 기자 / 광주 = 박진주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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