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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포스트 스가]③ 누가 돼도 한일관계 개선 낙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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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토론회에선 국내 이슈에 밀려 한일관계 조명 못 받아

일본 전문가 "기시다보다는 고노 당선 때 개선 가능성 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차기 총리 자리를 노리는 네 후보 간의 정책 논전에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이라는 지적을 받는 한일 관계는 도외시된 느낌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후보 등록 직후의 소견발표 연설회를 시작으로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당 정무조사회장,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당 간사장 대행 등 각 후보가 한자리에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정책토론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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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 후보(PG). 왼쪽부터 고노 다로, 기시다 후미오, 다카이치 사나에, 노다 세이코. [홍소영,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토론회를 달구는 최대 이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을 1년 만에 퇴진으로 내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이다.

분배, 복지, 연금 등에 관한 사회·경제적 국내 현안도 토론회의 단골 소재로 오르고 있다.

제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기의 비위 의혹들에 대한 재조사 문제와 자민당 내부 개혁 방안을 놓고도 후보들이 반복해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외교·안보 현안에 속하는 한일 관계는 주요 이슈에서 벗어나 제대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외교 분야 전문가인 오쿠조노 히데키(奧園秀樹)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스가 정권이 사실상 코로나로 무너졌기 때문에 가장 큰 관심사가 코로나 대책일 수밖에 없고, 외교라는 것은 아무래도 국민생활에 직접 연관된 문제가 아니라서 부차적인 화제로 미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네 후보가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경선을 시작한 뒤 한일 관계와 관련해 질의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그나마 주목할 수준의 언급을 한 것은 기시다와 고노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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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2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당시 외교장관(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외무상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협상 타결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시다는 지난 18일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자신이 2015년 12월 외무상(장관)으로 한국과 맺은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면서 "일본 측은 합의 내용을 모두 이행했다"며 "볼은 한국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일 간 최대 갈등 현안의 하나인 위안부 문제 해결의 책임이 한국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기시다는 지난 13일 일본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연 기자회견에선 일본이 태평양전쟁 중의 주변국 가해행위와 관련해 사과를 계속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18일 일본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고노는 한일 간 갈등 현안들이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에 반하는 취지의 한국 사법부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원칙론적으로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오는 29일 투개표가 예정된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의 1차 투표에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1, 2위 득표자를 놓고 치러지는 2차 결선 투표에서 당선자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당우 표 비중이 같은 1차 투표에선 고노가 1위를 하고, 의원 표 비중이 90% 수준으로 커지는 결선 투표에서 2위로 올라간 기시다의 승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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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일본기자클럽 주최의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 참석한 고노 다로(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다카이치 사나에, 노다 세이코 후보.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쿠조노 교수는 "일본 쪽에선 문재인 정부가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시다가 그 합의를 만든 일본 측 당사자라는 점에서 그가 자민당 총재가 되어 총리로 취임할 경우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고노가 총리가 된다면 사정이 달라질까?

오쿠조노 교수는 이 질문에 "누가 되더라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구조적인 문제가 돼 버린 지금의 한일 관계는 징용피해자나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한국의 사법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가 일관되게 주장해 왔고, 아베 노선의 충실한 계승을 선언한 다카이치는 물론이고 기시다와 고노 후보도 이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먼저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어느 후보가 총리를 맡더라도 일본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오쿠조노 교수는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일본의 리더십 교체가 이뤄지면서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만들어질 여지는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기시다보다는 자민당 내에서 '이단아'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제 목소리를 내온 고노가 총리가 되는 시나리오에서 관계 개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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