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철조망에 지문 기반 출입시스템…20일부터 이주 시작
그리스 사모섬의 새 난민 캠프 전경. [AFP=연합뉴스] |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넘쳐나는 아프리카·중동 출신 난민·이주민으로 골머리를 앓는 그리스에서 교도소에 버금가는 통제 기능을 갖춘 난민 캠프가 등장해 인권 침해 우려가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최근 난민·이주민 과밀 수용 문제가 심각한 에게해 사모스섬에 3천 명 수용이 가능한 새 캠프를 건립했다.
캠프 건립에는 총 4천300만 유로(약 597억 원)가 투입됐다. 유럽연합(EU)이 사모스섬을 비롯한 에게해 5개 섬의 새 난민·이주민 수용 캠프 건설을 위해 그리스에 지원하기로 한 2억7천600만 유로(약 3천834억 원) 가운데 일부가 쓰였다.
그런데 난민·이주민을 마치 범죄자로 여기는듯한 새 캠프의 시설이 문제가 됐다.
섬 내에서도 외진 곳에 있는 캠프 주변에는 이중 철조망과 함께 다수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됐다.
그리스 사모스섬의 기존 난민캠프 전경.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자석강 재질의 캠프 출입문 앞에는 경찰 병력이 배치돼 드나드는 난민·이주민을 삼엄하게 검문하는 것은 물론, 출입 시스템은 카드와 미리 등록된 지문을 기반으로 한다. 밤 8시 이후 통행금지 규정도 있다.
캠프에는 내부 규정을 위반했거나 난민 신청이 거부돼 추방 조처된 이들을 임시 수용하는 시설도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인권단체들 사이에서는 인권 침해 우려가 크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런 비판 속에 그리스 정부는 일단 옛 캠프에서 체류하는 난민·이주민을 예정대로 20일부터 새 캠프로 이전시키는 등 본격적인 이주 작업에 들어갔다.
사모스섬 행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통제 불능의 감당하기 어려운 현 시스템과 비교하면 그나마 "차악"이라며 수용시설 통제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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