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학년 남학생만 수업 재개…여성들은 일자리 빼앗기는 상황
19일 카불 여성들의 권리보장 요구 거리 시위 |
20년 만에 아프간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반은 이달 7일 과도 정부 장관들을 발표하면서, 탈레반 내 강경파 남성들로만 전원 구성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또, 신임 장관들은 탈레반 지도부의 주류인 파슈툰족 출신이 대부분으로,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지난번에 발표하지 않은 장관과 차관 명단을 공개하면서 "하자라족과 같은 소수민족 구성원을 포함하고 있다. 여성은 나중에 추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건부 차관 중의 한 명으로 하자라족 출신이 임명됐고, 저항군의 거점인 판지시르 출신이 상무장관 대행에 지명됐다고 dpa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17명의 장·차관 명단이 발표됐으나 여성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번에 발표한 내각을 '과도 정부'로 표현해 추후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선거를 치를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달 17일 탈레반에 '포용적 정부' 수립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아프간 신정부가 '완전하고 동등하며 의미 있는 여성 참여'를 보장하고, 인권을 옹호할 것을 촉구했다.
이웃 나라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 역시 '포용적 정부' 수립을 촉구하며 탈레반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하지만,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파키스탄이나 다른 어떤 나라도 아프간에 포용적 정부(포괄적 정부)를 수립하라고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최근 인터뷰에서 밝혔다.
20일 칸다하르주 한 대학에서 남녀학생이 커튼으로 분리된 모습 |
여성 인권 탄압의 대명사로 불리는 탈레반은 재집권 후 "여성 인권을 존중하고, 여성도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혀 실천이 안되고 있다.
내각에서 제외한 것은 물론 여대생들은 남학생들과 반을 분리하거나 커튼을 치고 수업을 재개했으나 6∼12학년 여학생의 경우 수업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탈레반은 6∼12학년 남학생이 지난 주말부터 수업을 재개하도록 했으나, 여학생의 등교는 보류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러한 결정은 일시적이며, 곧 여학생들이 언제 학교에 갈지 발표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가게 할 것이다. 그 전에 안전한 학습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앞서 아프간 여성들은 수도 카불 등 여러 도시에서 "여성에게도 교육·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내각에도 포함해 달라"고 거리 시위를 벌였지만, 탈레반은 정책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수도 카불의 시장 권한대행은 "여성들이 시청에서 맡았던 직무는 모두 남성들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여성들이 일자리를 빼앗기는 상황이라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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