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통치자금 부족하면 마약 생산·거래 늘릴 것" 전망
아프간 양귀비 재배지 자료사진 |
21일 인도 ANI통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국제정보국(DRI)은 문드라항구의 두 개 컨테이너에서 각각 2천㎏과 1천㎏의 아프간산 헤로인을 압수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들 컨테이너는 아프간에서 채취한 활석(talc) 가루를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구에서 선적해 인도 문드라항구로 수송한 것으로 신고됐다.
국세정보국은 이들 컨테이너에 헤로인이 실렸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색한 결과 헤로인이 담긴 자루들을 찾아냈다.
국세정보국은 "헤로인 압수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헤로인 3t의 시가는 27억 달러로 추정된다"며 "인도인 두 명을 체포하고, 아프간 국적자들이 연루된 사실을 확인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프간산 헤로인, 활석가루로 속여 밀수했다 인도항구서 적발 |
양귀비는 아프간의 '특산물'이자, 탈레반의 자금줄이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4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면적은 작년 22만4천헥타르(약 2천240㎢)였다.
서울(605㎢) 면적의 4배 가까운 땅에 양귀비를 재배하는 셈이다.
양귀비는 아편과 헤로인으로 가공돼 수출된다.
아프간산 아편은 지난해 전 세계 아편 생산량의 84%를 차지했고, 아프간산 헤로인 역시 전 세계 생산량의 80∼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20년 만의 재집권 후 '정상 국가' 건설을 목표로 마약 생산·거래 금지를 선포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떠한 마약도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아무도 마약 거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마약 밀수를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가 아프간 외환보유고를 동결하고, 구호단체들이 원조를 중단하면서 탈레반이 통치자금을 위해 마약 생산과 거래를 늘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프간의 아편 관련 책을 쓴 저자 데이비드 맨스필드는 "대부분의 필로폰과 아편 생산지역은 탈레반의 암묵적 통제하에 있다"며 "경제 붕괴는 더 많은 마약 생산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프간 중앙은행 이사 샤 메흐라비도 "아프간 자산이 완전히 동결되면 아프간 국민은 생필품 가격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며 "탈레반은 아편 생산 확대, 미제 무기 판매 등을 통해 살아남겠지만 국민이 고통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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