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화천대유 대표 소환 조사…검찰 수사팀 확대·공수처 증거물 분석 집중
여론, '대장동'은 특혜에 무게·'고발 사주'는 팽팽…"공방 소재로 활용 예상"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광주전남전북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1.9.17/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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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경찰과 검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각 '대장동 공공개발'과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개입 의혹을 얼마나 밝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는 두 사건 모두 해당 주자의 개입 여부를 밝히기 쉽지 않다고 예상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이를 근거로 대선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만 도돌이표처럼 계속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경찰, 화천대유 대표 조사…이재명 지지율은?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최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이성문 대표를 소환해 회사 자금 흐름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했다.
'화천대유'는 지난 2014년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업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4월 화천대유와 관련해 수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첩보를 경찰청에 전달했다. 경찰청은 서울경찰청에 이를 하달했고, 서울경찰청은 서울 용산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했다.
경찰이 이 대표의 소환 조사를 진행한 만큼 수사는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핵심은 이 지사가 화천대유 등에 특혜를 줬는지 여부다. 이 지사는 지난 19일 광주MBC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단 1원이라도 제가 부당한 이익을 취했으면 후보직과 공직을 사퇴하고 그만두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불법'을 통해 특혜를 줬을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다만,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본다면 '합법적' 특혜 의심까지 거둘 수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이 지사의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첫 회의에서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했던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 '성남의뜰' 전체 지분 50%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최근 1830억원을 배당받았다"며 "그런데 그에 비해 훨씬 적은 1%밖에 보유하지 않은 화천대유는 577억원을 배당받았는데 이것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 이것이 공정인가"라고 말했다.
'성남의뜰' 주주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SK증권, 화천대유 등인데 화천대유의 지분은 1%에 불과하다. 화천대유는 사업자 공고 일주일 전인 2015년 2월6일 설립된 회사다. SK증권은 실소유주가 아니라 화천대유 대주주 A씨와 그가 모집한 개인투자자 6명(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7호)의 투자금을 운용한 특정금전신탁이다.
성남의뜰은 지난 3년간 5903억원을 배당했는 데 이 가운데 4040억원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에 돌아갔다. 사실상 '화천대유'에 상당한 이익이 돌아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A씨가 사업 공고 7개월 전인 2014년 7월 당시 이 지사를 인터뷰한 사실이 알려지며 의심의 눈초리는 더 커졌다. 이 지사와 A씨가 친밀한 관계 아니냐는 것이다.
화천대유와 관련한 정치인과 법조인의 이름이 지속해서 등장하는 것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이 화천대유 법률자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7월16일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죄 취지의 다수의견을 낸 바 있다.
박 전 특검은 2016년 화천대유의 상임고문을 맡았다가 특검 임명 후 그만뒀고, 박 전 특검의 딸도 이 업체에서 일한 바 있다. 야권에서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지난 2015년 6월부터 7년간 근무했다.
여론은 특혜 의혹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7~18일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 진행했던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특혜 의혹 사업이었다는 주장과 모범적인 공익사업이었다는 주장 가운데 어느 쪽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1.9%가 '특혜 등 의혹 사업이었다'라고 답했다.
'모범적 공익사업이었다'라고 답한 응답은 24.1%,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4.0%로 집계됐다.
이 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같은 업체가 실시한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서 응답자의 37.9%가 이 지사를, 47.9%가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지난주 8.6%p에서 10.0%p로 확대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7~18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지난 3~4일 조사(28.0%), 10~11일(27.8%)에서 20%대 후반을 기록하다가 한 주만에 4.2%p 하락한 23.6%를 기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오후 경남 창원 반송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향해 엄지를 들고 있다. 2021.9.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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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공수처,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속도…윤석열 지지율은?
검찰과 공수처는 '윤석열 검찰'이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통해 여권 정치인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핵심 내용은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 고발을 사주하라고 지시했는지다.
정치권은 지난 2일 인터넷매체 '뉴스버스'가 첫 보도를 할 때만 하더라도 전달 창구인 '텔레그램' 등에 고발장 작성자와 전달자가 명시됐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의 대권 가도에 치명타를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제보자' 조성은씨의 오락가락하는 입장과 제보 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상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10일과 13일 고발장을 작성한 것으로 의심받는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이를 조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PC, 태블릿PC를 확보했다.
공수처는 확보한 증거물과 함께 조씨가 공수처에 제출한 휴대전화 2대,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의 자료를 함께 분석해 손 검사와 김 의원, 조씨로 이어지는 대화 경로를 추적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의 고소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최창민)는 최근 공공수사2부, 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 경제범죄형사부 등에서 각각 검사 1명씩, 총 3명을 추가로 영입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씨 발언에 대한 신빙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고발 사주' 의혹은 '제보 사주' 의혹이 추가된 모양새다.
조씨는 뉴스버스에 관련 내용을 제보한 지 21일여 후인 지난 8월11일 박 국정원장을 만났다. 또 보도 직전인 8월 말에도 박 국정원장을 만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조씨는 8월 말 만남에 대해 "만난 적 없다"라고 했다가 "잠시 차를 마신 적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지난 10일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조씨는 이틀 후인 12일 SBS 인터뷰에서 박 국정원장과 보도 날짜를 놓고 상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그는 "(뉴스버스가 최초 보도를 한) 9월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박 국정원장)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받아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박 원장의 개입 논란으로 번지자 조씨는 "얼떨결에 나온 말"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조씨가 자신의 휴대폰에 있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스스로 나와 증거능력을 훼손한 점을 두고도 논란이 상당했다.
조씨는 지난해 4월3일 김 의원과 고발장 파일을 주고받던 텔레그램 대화방을 삭제한 상태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9일 공수처에 제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김 의원과 달리 그간 텔레그램 대화방을 유지하던 조씨가 그 대화방을 '폭파'한 시점은 2일 고발 사주 의혹 첫 보도가 나온 직후다.
법조계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인 대화방을 왜 폭파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조작이 쉬운 디지털 기록의 특성으로 최근 법원이 디지털 자료의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여론은 이번 사태를 '정치공작'으로 보는지 아닌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4일 조사한 결과 고발 사주 의혹이 정치 공작이라는 주장에 '비공감한다'는 응답이 43.7%, '공감한다'는 응답이 42.3%로 집계됐다.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응답은 13.9%다.
법조계에서는 윤 전 총장의 지시 여부 역시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설령 지시했더라도 자료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적어 증거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오히려 반등한 상황이다. KSOI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전주 대비 2.4%p 오른 28.8%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실시한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에서는 이 후보가 43%, 윤 후보가 42%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달 갤럽 조사(8월 17일~19일)의 '이재명 대 윤석열' 가상 대결 결과와 비교해 이 후보는 3%p 하락한 반면 윤 후보는 8%p 상승해 격차가 12%p에서 1%p로 크게 좁혀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이 의혹의 중심에 있기는 하나 관여나 특혜 여부를 밝히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만약 개입 여부가 확실히 드러나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두 사람이 각 여야 후보로 확정된다고 가정할 때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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