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사 낭독·헌화 후 운구 절차로 마무리…사흘만에 완전 철수
18일 밤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차려진 극단선택 자영업자 분향소에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들이 추도식을 위해 서있다. © 뉴스1 강수련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이제는 제발 살려주십시오'라는 바람이 이제는 현실화되면 좋겠습니다."
18일 오후 11시, 서울 여의도에 설치된 극단선택 자영업자 분향소 앞에는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20여 명이 모였다.
이날 진행된 영결식과 추도식에서는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공동대표들과 함께 상주 역할을 맡은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추도사를 낭독하며 극단선택한 자영업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어 이창호 비대위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는 우리 사회의 실핏줄과도 같다. 흐르고 흘러서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지현 공동대표는 "조문객들이 다들 같은 심정으로 오셔서 위로 받고, 가실 때는 편안한 얼굴로 가는 정말 신기한 분향소였다"며 "자영업자분들 함께 합시다"고 격려했다.
이어 김기홍 공동대표도 "여야, 당정청을 떠나서 (많은 분들이) 국민들이 살려달라는 외침을 들으셨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헌화를 한 뒤 오후 11시14분쯤 영정을 들고 운구차량에 올랐다. 분향소 화환과 제단 등도 빠르게 치워졌고 별다른 충돌 없이 오후 11시30분쯤 철수했다.
앞서 자영업자 분향소 운영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기리는 영정 앞에는 한 자영업자의 편지가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소주, 차례주, 커피, 빵, 젤리 등이 자리했고, 하얀 국화꽃도 가지런히 놓였다.
마지막날에서야 허술한 간이공간의 모습을 벗고 비로소 분향소다운 모습을 갖췄다. 첫날 제대로 된 제사상도 없이 추모객을 받았던 것과 대비된 모습이다. 분향소를 자영업자 대표들, 정치권 인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분향소를 둘러쌌고, 경찰 펜스와 경력은 철수한 상태였다.
이날은 추석 연휴 첫날인만큼 조문객들의 발걸음은 줄었지만, 분향소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까지 3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음악교습소를 운영했다던 황용자씨(64)는 추모 후 연신 눈물을 훔쳤다. 황씨는 "과거에 자영업을 해봐서 이 심정이 이해된다"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극단적 선택을 했을지, 정부는 왜 이렇게까지 자영업자들을 잡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음식점·공연장을 운영하는 김효섭씨(65)도 분향소를 찾아 "IMF 때도 이것보다 힘들지는 않았다"며 "정부는 영업제한으로 손해를 본 모든 자영업자의 손실을 당장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raining@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