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 남태령역.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한 이미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가족이 얼마 전 데이트 폭력으로 사망했는데, 국민청원 올렸으니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런 안내 방송이 불편하시겠지만, 이렇게밖에 알릴 방법이 없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난 16일 퇴근길 지하철 4호선에 올랐던 한 시민은 평소와 다른 기관사의 안내 방송을 듣게 됐다. 시민은 "방송을 듣는데 너무 슬퍼서 오열할 뻔했다"며 이같은 사연을 전했다.
이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며 주목 받았고, 누리꾼들은 기관사의 가족이 얼마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숨진 여성 A씨(25)라고 추측했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였던 B씨(31)와 말다툼을 하다 폭행당했다. 머리 등을 심하게 폭행당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혼수상태로 지내다 지난달 17일 끝내 사망했다.
A씨 어머니는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가해자를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숨진 A씨의 유족이 지난 25일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A씨 어머니는 글에서 "여성을 무참히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를 구속 수사하고 신상 공개해달라"며 "연인관계에서 폭행 범죄를 엄벌하는 데이트폭력가중처벌법 신설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는 우리 아이와 같은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18일 현재 약 49만4천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 마감은 오는 24일이다.
아울러 A씨의 지인들이 SNS 등을 통해 사건 공론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들은 '내 친구에게(Dear My Friends)'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A씨의 사연이 담긴 카드 뉴스를 게재했다.
지하철 안내방송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가슴이 미어진다", "내 가족이었으면 억장이 무너졌을 것 같다", "제발 데이트 폭력 처벌 좀 강화됐으면", "안내 방송이라도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다", "가해자 신상 밝혀라. 답답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철도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15일쯤 '청원동의 부탁한다'는 전체 메일이 왔다"며 "데이트폭력으로 돌아가신 여자분 가족인데, 정말 간절하신가보다"라고 남기기도 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15일 상해치사 혐의를 받는 B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