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톈안먼 추모단체 32년 기록 삭제

▲ 홍콩 지련회 사이트 운영 중단

홍콩 경찰의 조사를 받는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단체가 경찰 명령에 따라 모든 온라인 게시물을 삭제하면서 홍콩 역사 지우기가 시작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는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 담당 부서인 국가안전처의 요구에 따라 지난 16일 밤 10시를 기해 모든 온라인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홈페이지를 비롯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지련회 관련 계정에 올린 게시물이 모두 삭제됐고 해당 계정은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지련회는 지난 10일 국가안전처가 일주일 내 모든 온라인 게시물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지련회는 이듬해부터 매년 6월 4일 홍콩 빅토리아파크에서 대규모 추모 촛불집회를 개최해왔습니다.

다만 홍콩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지난해 31년 만에 처음으로 촛불집회를 불허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이유로 금지했습니다.

홍콩 명보는 17일 "지련회의 각 온라인 계정에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의 사진과 영상, 유족의 증언을 비롯해 30여 년 진행한 촛불집회를 포함한 천여 개의 영상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명보는 "경찰은 해당 게시물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가 불법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사진=홍콩 지련회 사이트 캡처, 연합뉴스)
정혜경 기자(choic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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