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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의 아동학대 사실을 알린 내부제보자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병원 측 주장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병원 의료진은 현재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16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불기소결정서’를 보면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은 지난 7월 A씨를 기소하지 않기로(죄가 안됨) 결정했다. 검찰은 사실을 적시한 행위로 인해 명예훼손의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며 불기소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자신이 근무하던 경기 김포시 소재 산부인과 B병원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해당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에게 우편을 보내 ‘아기들이 울면 인큐베이터에 두명씩 넣어 놓고(포개기) 울다 지쳐 잠들게 방치한다’ ‘셀프수유(신생아의 입에 젖병을 꽂아두고 스스로 먹도록 방치하는 행위) 한다’는 등 학대 정황을 알린 것이 이유였다. 병원 측은 A씨가 허위사실을 적시해 병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학대) 사실을 병원을 이용하는 산모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소명했다. 검찰은 A씨가 병원 내부 정보를 외부에 알린 시점이 해고 이후이기는 하지만 재직 때도 병원에 문제를 제기했다며 공익적 동기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 A씨 제보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제보한 내용 일부에 과장된 표현이 섞여있을지라도 다른 참고인 진술이나 A씨 본인의 목격 사례 등을 종합하면 진실로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산모에게 알리기 전 김포경찰서와 관할 보건소에 수차례 셀프수유, 신생아 포개기 등을 제보했지만 의료법이 금지한 조항도 아니고 모자보건법상 처벌 규정도 마땅치 않다며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경찰이 병원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해 9월 언론보도로 셀프수유 등이 알려진 뒤였다.
지난 3월 경기 김포경찰서는 B병원 간호인력 3명에 대해 아동복지법상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폐쇄회로(CC)TV로 11차례의 셀프 수유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병원 간호인력에게 아동학대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신생아 포개기는 해당 상황이 위험했다는 객관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학대가 아니라고 봤다. 검찰은 B병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아동학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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