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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김여정, 문 대통령 발언 언급하며 맹비난...‘위기의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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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대북 구상 임기말 최대 난관

靑은 北이 남겨둔 ‘대화의 여지’에 주목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이를 ‘도발’로 규정한 문재인 대통령까지 강한 어조로 비난하면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청와대는 추가 도발 상황을 주시 하면서도 북한이 남겨둔 ‘대화의 여지’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 임기 내에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재가동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다. 북한의 도발이 있기 한 시간 전에도 문 대통령은 왕이 중국 국무위원 및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베이징올림픽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또 한번의 전기가 되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바란다”며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북한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나온지 한 시간만에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한 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는 우몽(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움)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우리의 미사일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 부장은 특히 ‘남북관계의 완전파괴’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이 도발에 이어 문 대통령까지 비난하고 나서자 청와대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남북통신연락선이 1년여만에 복원돼 남북이 하루 두 차례씩 정례통화를 이어갔던 지난달 초만 해도, 청와대는 남북관계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을 시작으로, 고위급 화상회담, 추석 이산가족 화상상봉, 정상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 복원,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연락선을 다시 단절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을 쏘고,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담화문까지 내놓으면서 남북은 다시 대치 하는 모양새가 됐다.

다만 청와대는 김 부부장의 대통령을 향한 비난 담화문이 과거보다 수위가 낮은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해왔던 과거 발언에 비해 비난 정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김 부부장이 ‘남북관계 파탄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우리는 그것(남북관계 완전 파괴)을 바라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화문에 포함된 것을 두고 대화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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