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청문회…메달리스트 다수 출석해 수사당국 부당 행위 증언
눈물을 닦는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 |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그들은 일 년 넘게 아동 성추행범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했습니다."
15일(현지시간)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를 비롯한 미국 체조 메달리스트들이 상원 청문회 증언대에 섰다.
체조선수들에 대한 상습 성폭행으로 장기 복역 중인 전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에 대한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수사의 문제점을 증언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눈물을 쏟아내며 자신들의 증언을 묵살한 당국을 규탄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맥카일라 마로니는 당시 FBI 수사관에게 진술한 성추행 내용을 세밀하게 언급하며 "FBI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나사르의 성추행이 계속됐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FBI가 보고서를 책상 서랍에 묻을 것이었다면, 성추행 조사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며 규탄하기도 했다.
바일스는 울먹이며 "FBI가 우리 문제에 눈을 감고 보호해주려 하는 것 같지 않았다"며 "포식자가 아이들을 해치게 둔다면, 닥쳐올 결과는 심각할 것이라는 메시지는 분명히 전해져야 한다. 당할 만큼 당했다"고 말했다.
모두 6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앨리 레이즈먼은 나사르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왜곡됐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요구하며 FBI가 나사르의 유죄 협상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수사관은 내가 당한 추행의 심각성을 깎아내렸다. 내가 당한 일이 계속 수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듯이 느껴졌다"고 증언했다.
지난 7월 법무부가 공개한 수사 기록에 따르면 나사르에 대한 첫 조사는 2015년 7월 이뤄졌지만, 몇몇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절차가 몇 달간 미뤄졌다.
연방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나사르의 추가 범죄가 이어졌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수사 당국을 규탄했다.
마샤 블랙번(공화·테네시) 의원은 "이 어린 체조선수들의 기소에 눈을 감은 모든 관계자는 나사르 범죄의 공모자"라며 "이들 모두가 괴물로 간주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리처드 블루멘설(민주·코네티컷) 의원은 "FBI는 어떤 공식 설명도 없이 잘못된 발표를 하고 기만적 누락을 저질렀다"며 "FBI는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후 일어난 일들을 은폐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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