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강제 퇴거에 반발하는 여성 주민(오른쪽)을 인터뷰하는 기자에 폭행을 휘두른 탈레반(왼쪽 남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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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여성과 언론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는 가운데, 칸다하르에서 열린 한 시위에서 여성을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기자를 폭행하는 탈레반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4일 단독 보도를 통해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현지의 한 라디오 방송 소속 기자는 탈레반에 항의하는 여성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군복을 입은 탈레반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당시 기자가 인터뷰하고 있던 여성은 수십 년 동안 칸다하르에 거주했음에도, 탈레반 대원들의 거주지 확보를 위해 강제 퇴거를 당한 3000가구 주민 중 한 명이었다.
현지 소식통을 인용한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인터뷰에 나선 여성 주민은 사망한 아프간 정부군의 아내이며, 탈레반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다면 아이들과 거리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탈레반의 강제 퇴거 명령에 항의하는 칸다하르 주민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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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강제 퇴거 명령에 항의하는 칸다하르 주민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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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성은 “나는 돈이 없고, 정부도 돈이 없어서 내게 다른 집을 구해줄 수 없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아프간에서 내가 가진 유일한 집”이라면서 “내게는 책임져야 할 자녀가 많지만 매일 빵 하나로 버티고 있다. 이런 나를 탈레반이 퇴거시킨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덧붙였다.
분노한 여성 주민은 이웃들과 함께 칸다하르 거리로 나와 탈레반의 강압적인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석했는데, 이를 취재하는 기자를 본 탈레반이 다짜고짜 구타하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
익명의 목격자는 “기자가 인터뷰를 하기 전 현장에 있던 탈레반에게 취재 허가를 분명히 받았다. 그러나 취재를 위한 녹화를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탈레반이 기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면서 “기자는 ‘(탈레반으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았다’고 외쳤지만, 도리어 탈레반 측은 ‘왜 계속 (시위에 가담한)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느냐’며 폭행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칸다하르 일부 지역의 주민들은 탈레반의 명령에 따라 단 3일 안에 퇴거해야 한다. 퇴거 위기에 처한 가족 중 상당수는 이미 사망한 전 아프간 정부군의 가족들”이라고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 매체 에틸라트로스 제공로스앤젤레스 타임스 홈페이지 재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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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정상 국가와 온건 정치를 강조하며 새로운 정부를 구상했지만, 여성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탄압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수도 카불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 두 명이 탈레반에 의해 구금된 뒤 폭행을 당했다며 상처로 얼룩진 몸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평화적 시위에 대한 탈레반의 대응이 점차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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