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일부 외국군 시리아 주둔, 국제법 위반"…아사드 "서방 제재 비합법"
러시아 크렘린궁은 14일(현지시간) 언론보도문을 통해 "전날 크렘린궁에서 러시아를 방문한 아사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열렸다"고 밝혔다.
아사드 대통령의 방러는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다.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오른쪽)과 회담하는 아사드 대통령. |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은 회담을 시작하며 지난 5월 시리아 대선에서 거둔 아사드의 압승을 거듭 축하했고, 아사드는 이에 러시아어로 '감사하다(스파시보)'고 답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앞서 지난 대선에서 95.1%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푸틴은 이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의 공동 노력으로 대다수 시리아 영토가 반군으로부터 해방되고 테러리스트들에게도 심각한 타격이 가해졌다면서 시리아 정부가 영토의 90%를 통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5년 9월부터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아사드 대통령의 정부군을 지원해 오고 있다.
반군의 공세로 한때 위기에 처했던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의 도움으로 전세를 역전시켜 지금은 시리아 북서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을 통제권에 두고 있다.
푸틴은 그러면서도 일부 외국 군대가 유엔이나 시리아 정부의 승인 없이 시리아 영토에 계속 남아있다면서 이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외국 군대를 말하는지 언급하지 않았으나, 시리아 동부 유전지대에 남아있는 미군 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또 시리아에 일부 테러 세력들이 남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도 유감을 표시했다.
푸틴은 이밖에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와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시리아에 공급하기 시작한 점도 언급했다.
이에 아사드는 의약품·식량 등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사드는 또 현재 시리아 사태 정상화를 위한 정치 협상 과정이 중단됐다면서 온갖 수단으로 이 같은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일부 국가들이 있다고 미국 등 서방을 겨냥했다.
그는 시리아에 대한 여러 국가(서방)의 제재는 "비인도적이고 비합법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4일 "푸틴 대통령이 전날 오전 아사드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안전상의 이유로 그가 시리아로 귀국한 뒤 방러 사실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아사드 대통령의 방러는 향후 시리아 내전 수습 과정에서 러시아의 지속적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으며, 뒤이어 11월에는 화상 회의를 하기도 했다.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는 아사드 대통령. |
cjyo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