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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부르카' 입은 듯…다 가린 킴 카다시안, 아프간 여성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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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 갈라'서 입은 검정 드레스…의미 두고 설왕설래

현지시간 13일 미국 뉴욕에선 패션계의 최대 행사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의상연구소 갈라(Met Gala·멧 갈라)'가 열렸습니다.

올해 전시 주제는 '미국에서 : 패션의 모든 어휘'이고, 드레스 코드는 '미국의 독립'입니다. 코로나 19로 2년여 만에 열린 이번 행사에 많은 유명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그중에서도 유독 주목받은 사람은 바로 모델이자 배우인 킴 카다시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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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열린 '멧 갈라'에 얼굴까지 모두 가린 의상을 입고 등장한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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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마스크까지 쓴 카다시안…이슬람 부르카?

킴 카다시안은 검은색 드레스와 마스크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가렸습니다. 이 모습, 어디에선가 본 듯하지요. 머리부터 발목까지 덮고, 눈마저 망사로 가리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식인 니캅이나 부르카가 떠오릅니다. 니캅은 눈을 뺀 전부를, 부르카는 눈까지 다 가리는 복장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최근 여성들에게 니캅이나 부르카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인권을 탄압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에 반해 일부 여성들은 부르카를 입고 "탈레반을 지지한다"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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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대학교에서 눈까지 망사로 가린 부르카를 입고 탈레반에게 지지의 뜻을 표하는 일부 아프간 여성들.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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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네티즌은 카다시안의 복장이 "부르카에 항의하는 아프간 여성에 대한 연대감의 표시"라며 환영했습니다. 올해 '멧 갈라'의 드레스 코드가 '미국의 독립'이라는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었습니다. 정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오히려 부르카 착용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 "아프간 여성 지지냐, 브랜드 마케팅이냐"

해석은 분분한데 정작 당사자는 별말이 없습니다. 아직은 네티즌들의 '과잉 해석'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카다시안의 트위터를 다시 볼까요. 그는 '멧 갈라'에서 입었던 드레스 사진과 함께 이런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발렌시아가, 멧 갈라 2021'. 발렌시아가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데요. 트윗만 보면 상황은 단순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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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카다시안이 '멧 갈라'에서 입은 의상 사진과 함께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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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며칠 전에도 얼굴까지 가린 의상을 입고 나타난 적이 있습니다. 검은색 가죽으로 얼굴까지 감쌌습니다. 카다시안의 소셜미디어를 보다 보면, 타임라인에 비슷한 느낌의 의상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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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카다시안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좌)과 칸예 웨스트가 새로 낸 앨범의 기념 마스크와 마스크를 착용한 그의 모습(우).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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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사진엔 '#DONDA' 라는 해시태그가 달려 있습니다. 최근 이혼한 전 남편이자 래퍼 칸예 웨스트가 지난 8월 발매한 앨범의 이름입니다. 발매를 기념해 칸예 웨스트는 발렌시아가의 크레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여러 상품을 출시했는데요. 완전히 얼굴을 가리는 블랙 마스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시기상 좀 더 따져본다면, 킴 카다시안의 의상은 사실 아프가니스탄 문제와는 큰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 SNS엔 아프간 여성 위한 진짜 '드레스 시위'

킴 카다시안의 '멧 갈라' 드레스는 해프닝으로 치부하더라도, 실제 소셜미디어에선 아프간 여성들을 지지하는 '드레스'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프간을 떠나온 여성들이 형형색색의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은 모습을 찍어 공유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부르카를 강요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말입니다. 이른바 '내 옷에 손대지 말라'(#DoNotTouchMyClothes)'는 캠페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아프간 여성의 모습이고, 우리의 전통 의상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색을 좋아합니다." (아프간 출신의 BBC 기자 소다바 하이데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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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출신 BBC 기자 소다바 하이데어가 화려한 아프간 전통 의상을 입은 모습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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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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