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70주년을 맞은 국립국악원이 근현대 국악사를 조망할 수 있는 특별전 ‘국립국악원 미공개 소장품전: 21인의 기증 컬렉션’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 연다. 국립국악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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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원 70주년을 맞은 국립국악원이 근현대 국악사를 조망할 수 있는 특별전 ‘국립국악원 미공개 소장품전: 21인의 기증 컬렉션’을 연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기증자 21명의 유물 113점을 처음 선보이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국악 유물에 얽힌 예술가의 삶과 국악 이야기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국악의 지난 70년 역사를 반추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는 것이 국립국악원 측의 설명이다.
한국 전통 음악이 국내를 넘어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1960~1970년대 당시의 기록물들이 눈에 띈다. 1951년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설립된 국립국악원은 1973년 110일 동안 유럽 순회공연을 열었다. 당시 국악원이 유럽 관객들에게 선보인 정악(궁중음악과 풍류음악)과 정재(궁중무용) 공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물들이 전시됐다. 유럽 순회 중 10월 당시 서독 본에서 열린 공연은 작곡가 윤이상이 공연의 사회와 해설을 자청해 관객들에게 한국 음악을 직접 소개했다. 당시 궁중무용 ‘춘앵전’을 처음 접한 윤이상은 훗날 여기서 모티브를 얻은 ‘무악(舞樂)’을 작곡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선 당시 사진 자료를 비롯해 윤이상의 공연 해설 육성을 들을 수 있다. 관련 유물은 당시 공연에 무용수로 참여했던 박숙자 전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이 기증한 것이다. 국립국악원 최초의 해외 공연인 1964년 일본 공연 관련 자료와 당시 공연단의 인터뷰 내용(윤이근·장사훈 기증)도 확인할 수 있다.
1973년 국립국악원 유럽 순회 공연 당시 파리 공연 팸플릿. 국립국악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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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4월 민간 전통예술단체인 삼천리가무단이 미국 뉴욕 카네기홀과 링컨센터 필하모닉홀에서 연 초청 공연 자료도 만날 수 있다. 미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국악에 매료돼 1995년 귀화한 음악학자 해의만(앨런 헤이먼)의 기증 유물이다. 그는 1964년 당시 공연단을 조직해 인솔했다.
근현대 국악 명인들의 고악보와 악기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개원 초기인 1952년 부산 임시 청사에서 진행된 ‘시조연구회’의 시조 강습 교재를 비롯해 전쟁 와중에도 전통음악의 명맥을 잇고자 했던 국악원 초기 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이는 조선시대 장악원부터 5대째 국악을 이어온 정가 명인 이동규가 기증한 것들이다. 서인화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은 1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1995년 국악박물관 개관 이후 유물 구입비가 따로 책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까지 103분의 기증으로 총 18만 점의 국악 유물을 수집해 왔다”며 “이번 전시는 그중 미공개 기증품을 선보인 것으로, 국립국악원의 70년을 넘어 우리 국악의 70년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취임한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전통음악을 올곧게 전승하는 책무 뿐 아니라 전통에 입각해 대중들이 우리 국악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국립국악원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개원 초기인 1952년 부산 임시 청사에서 진행된 ‘시조연구회’의 시조 강습 교재(이동규 기증). 국립국악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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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시작된 이번 특별전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 내년 2월27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5일부터는 박물관 국악뜰(제1전시실)에서 1902년 고종의 기로소(조선시대 70세 이상 정2품 문관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 입소를 축하하는 연향의 일부를 재현한 실감형 전시 ‘진연-120년의 시간을 잇다’를 선보인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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