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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여성 의복에 대한 억압이 이어지자, 아프간 전통 의상을 착용한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며 저항하고 있다.
14일 트위터 등 SNS에 해시태그 ‘#DoNotTouchMyClothes’를 검색하면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의 사진을 여럿 볼 수 있다.
이들 여성은 이국적인 문양의 다양한 색깔로 저마다 개성을 표현한 옷을 입고 있다. 목걸이나 귀걸이, 머리장식 등 화려한 액세서리를 걸친 모습도 눈에 띈다. 모자를 쓰거나 스카프 정도로 보이는 천을 두른 여성도 있었지만 얼굴을 가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천편일률적인 푸른색 천으로 만들어져 눈을 포함한 온몸을 덮는 부르카나 눈만 제외하고 전신을 덮는 니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아프간에 있는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과 아이들, 해외에 사는 아프간인들도 SNS를 통한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부르카나 니캅이 아닌 이게 바로 우리의 의상”이라면서 탈레반에 저항했다.
이 같은 캠페인은 최근 탈레반을 옹호하는 여대생들의 시위에 대한 반대로 시작됐다고 CNN 등 외신은 보도했다.
카불의 샤히드 라바니 교대 소속 여대생 수백 명은 지난 11일 검은색 부르카와 니캅 차림으로 탈레반 깃발을 흔들며 옹호 시위를 벌였다. 이에 탈레반이 이들을 상대로 압박을 가했는지 아닌지에 관심이 쏠렸다.
[바하르 잘랄리 교수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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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아메리칸대학교의 전직 역사학 교수인 바하르 잘랄리는 이튿날인 12일 트위터에 “나는 아프간 드레스를 입었다. 이것이 아프간 문화”라고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검은 부르카 사진도 함께 올리면서 “아프간 역사상 이런 옷을 입은 여성은 없었다. 이것은 아프간 문화와는 완전히 이질적인 것”이라며 “탈레반이 퍼트리는 잘못된 정보를 알리고 교육하기 위해 전통 복장을 한 사진을 올린다”고 했다.
이후 잘랄리 교수의 트윗이 온라인에서 공유되면서 해시태그 시위로 퍼졌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20년 만에 아프간을 장악한 뒤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탈레반의 여성 탄압은 외신을 통해 계속 보도되고 있다.
탈레반 교육 당국은 최근 사립대에 다니는 여성들에게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통옷인 ‘아바야’를 입고 니캅을 쓰도록 명령했다.
탈레반은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을 길거리에서 총살하거나 아프간 정부에서 고위직 경찰을 지낸 여성을 집단 구타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임신 8개월 된 여성을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구타하고 살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5년 동안 아프간을 통치했을 당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강력하게 적용해 여성의 교육과 일 등을 엄격히 통제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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