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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동학개미 외면에 순자산가치 절반도 평가 못받은 지주사…저가매수 기회(?) [株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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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 PBR, 1배도 안 돼…순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할인율 평균 수준 회귀 가능성…저가 매수 기회”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올해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지주사들의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지주사는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회사인 사업회사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주가 상승에 발목이 잡혀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년 대비 과도한 ‘지주사 할인’ 이 평균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저평가된 지주사를 저가 매수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 두산, GS는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이미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LG, 한화, CJ는 올해 영업이익이 2조원으로 도약하고, 지주사 중 영업이익 1위인 SK는 올해 4조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 효과로 실적이 급격히 좋아진 데다, 일부 지주사는 자체 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호실적에도 지주사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주요 지주사의 올해 주가순자산비율(PBR) 전망치를 보면, 삼성물산이 0.7배, SK가 0.9배, LG가 0.7배, GS가 0.4배, CJ가 0.7배, 롯데지주가 0.4배, 한화가 0.7배, 두산이 0.8배이다.

주가와 1주당 순자산가치(NAV)의 비율인 PBR이 1보다 작으면 해당 주식은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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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주사들은 NAV 대비 시가총액 할인율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 한화는 63.2%, LG는 62.9%, 두산은 62.7%이다. 지주사의 NAV는 자체 영업 가치에 상장·비상장 자회사 지분 가치를 모두 더한 것으로, 할인율이 50%를 넘으면 시가총액이 NAV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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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SK는 44.6%, CJ는 44.1%, 롯데는 32.1%의 할인율을 적용받으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주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주사는 자회사를 통한 다양한 사업 영위가 가능하지만,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국내 특수 상황으로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분할·상장시키고 배당에 의존하게 된다. 이로 인해 통상 기업가치가 저평가 받게 된다. 특히 그룹 총 NAV에서 상장 자회사의 비중이 높을수록 지주사의 시가총액은 자회사 가치 대비 더 낮게 형성된다.

지난 10년 평균 20~40%를 오가던 할인율이 최근 크게 높아진데 대해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증시를 주도하는 주체가 개인으로 바뀌었는데, 개인들은 지주사보다는 자회사인 사업회사를 선호한다”며 “지주사 투자를 간접투자로 여기면서 개인들의 매수세가 들어가지 않는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주사를 매수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특히 관리형 지주사보다는 투자형 지주사, 기업공개(IPO)를 앞둔 비상장 자회사를 많이 거느리고 있는 지주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IPO 이후에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지만 IPO 전까지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지주사 할인율은 10년 만의 최고 수준”이라며 “지주사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는 상황에서 할인율이 평균으로 회귀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할인율의 절대적 수준보다는 우량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의 지속가능성과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역량을 지주사 투자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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