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앨범 재킷 배경…본 모습 잃어가
‘석탄을 넘어서’와 케이팝포플래닛 회원들이 강원 삼척시 맹방해변에서 석탄발전소 건설에 의한 해변 훼손을 막기 위한 보호운동을 벌이고 있다. ‘석탄을 넘어서’와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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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이 앨범을 촬영한 해변이 석탄발전소 공사로 훼손되자 세계 케이팝 팬들이 보호운동에 나섰다.
창의적인 기후행동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려 세계 케이팝 팬들이 결성한 ‘케이팝포플래닛’과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14일 “비티에스가 ’버터’ 앨범 커브를 촬영한 강원 삼척시 명사십리 맹방해변의 훼손을 막기 위한 서명운동 ’세이브 버터 비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맹방해변은 지난 5월 비티에스가 발매한 디지털 싱글 ‘버터’의 커버 사진의 촬영지로, ‘버터’가 빌보드 차트 통산 10주 1쥐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어 함께 유명세를 탔다. 삼척시가 커버 촬영 당시 쓰인 소품들을 그대로 재현한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적극 홍보에 나서 많은 팬들이 맹방해변을 찾고 있다.
하지만 맹방해변 인근에서 진행되는 석탄발전소 항만공사로 해변이 침식돼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팬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버터’ 커버 촬영지 옆에서는 포스코 자회사인 삼척블루파워가 삼척석탄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할 석탄 운반용 항만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를 시작하자 모래 이동에 변화가 발생하고 해안침식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2m에 이르는 모래 절벽이 해변을 따라 형성되면서 해변의 본모습과 기능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10월 원주지방환경청이 침식저감시설 설치와 해안침식 방지를 위해 공사를 중단시킨 일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8개월 만에 공사가 재개됐다. 검증 절차 과정에 지역 주민들은 배제됐다.
‘석탄을 넘어서’와 케이팝포플래닛 회원들이 강원 삼척시 맹방해변에서 석탄발전소 건설에 의한 해변 훼손을 막기 위한 보호운동을 벌이고 있다. ‘석탄을 넘어서’와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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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을 넘어서’와 케이팝포플래닛은 “세계적 탈화석연료 기조에도 불구하고 삼척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면 한 해 이산화탄소 1300만톤을 배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가 그린뉴딜 사업으로 2025년까지 감축하겠다고 한 온실가스 배출량 1229만톤과 비슷한 양이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이 회계법인에 의뢰해 분석을 보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상향될 경우 삼척석탄화력발전소의 이용률이 급격히 하락해 건설원가조차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 석탄발전소가 내뿜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로 30년 동안 최대 1081명의 조기사망자를 낳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서는 삼척시민 60%가 석탄발전소 건설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석탄을 넘어서’에서 이번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기후솔루션 정아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발전소 건설로 해안침식이 계속돼 해변이 완전히 훼손되고 나면 큰돈을 들여도 다시는 예전의 맹방해변 모습을 되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케이팝포플래닛 이다연 활동가는 “코로나 사태가 완화돼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할 수도 있는데,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로 소중한 가치를 지닌 맹방해변을 파괴한다고 하니 속상하다”며 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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