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개선방안 묻자…'이견 차이 해소 안되면 닥쳐달라' 답해"
지난 7월 부임 '늑대전사 외교' 대표 강경파
지난달 31일 미국 비정부기구 '미중관계 전미위원회'(NCUSCR) 행사에서 친강(秦剛) 미국주재 중국대사가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중국 외교관 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친강(秦剛) 미국주재 중국대사가 미국 인사들과 회의에서 '전혀 외교적이지 않은' 거친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 대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비정부기구 '미중관계 전미위원회'(NCUSCR) 주최 비공개 화상회의서 "만약 우리(미중)가 우리의 다름을 해소할 수 없다면, 제발 닥쳐달라(please shut up)"라고 했다고 미국 보수매체 내셔널리뷰가 한 관계자를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이 발언은 친 대사의 기조연설 후 이어진 질의응답 도중,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의 질문에 답하다가 나왔다고 한다.
메데이로스 교수는 미중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이 각각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는지 물었고 이에 친 대사는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미국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먼저 답한 뒤 '차이를 해소할 수 없다면 닥치라'라는 말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참석자들은 친 대사 발언을 듣고 놀랐다고 내셔널리뷰는 전했다.
친 대사가 회의에서 했던 기조연설문은 미국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게재됐으나 문제의 발언이 있었던 질의응답 부분은 올라오지 않았다.
그는 기조연설에서도 "냉전시대 전략을 미중관계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고 터무니없다"라면서 "미국 정치인들은 미중관계와 세계에 재앙적 결과가 발생하면 이를 누가 감당할 수 있을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당시 회의는 '친 대사 부임 환영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다는 것이 중국대사관 설명이다.
친 대사는 중국의 이익을 관철하고자 '공격적 외교'를 펼치는 이른바 '늑대전사'(전랑·戰狼) 외교관 대표로 꼽힌다.
그런 그가 7월 미국주재 대사로 부임하면서 미중관계가 앞으로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친 대사는 과거 외교부 대변인을 맡았을 때 티베트와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에 대한 서방국의 비판을 강하게 받아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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