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신청 건 하루 평균 1만4000건 넘어
대선 앞둔 정치권 ‘票퓰리즘 의식’ 정책 뒤집기
‘떼쓰면 더 준다’ 인식 심어줘 정책신뢰도 훼손
내수진작 불씨 취지 퇴색에 인플레 우려키워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절차가 시작된 13일 부산 부산진구 범천1동 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이 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지난주 온라인 신청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신청도 이번 첫 주는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가 적용된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국민의 약 88%에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국민지원금이 개시된 지 일주일이 됐지만 아직도 지급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표심 달래기 차원에서 전체 가구의 9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정간 협의를 통해 확정된 정책을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으로 손바닥 뒤집 듯 바꿀 경우, 정책 신뢰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떼쓰면 더 주는 식’으로 정책이 오락가락할 경우, 지원금이 내수 진작의 불씨보다는 마구잡이식 돈풀기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절차가 시작됐다. 요일제 원칙에 따라 오프라인 신청 첫날인 이날은 주민등록상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인 사람이 신청할 수 있다. 끝자리가 2·7인 경우 화요일, 3·8은 수요일, 4·9는 목요일, 5·0은 금요일이다.
온라인 신청의 경우 지난 11일 요일제가 해제됨에 따라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국민지원금은 소득 하위 88%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된다. 신청 마감일은 10월 29일이다.
국민지원금 온라인 신청이 시작된 지난 6일부터 엿새간 누적 신청 인원은 2886만2000명, 누적 지급액은 7조2155억원이다. 행안부가 집계한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자(잠정)는 4326만명이다. 전체 지급 대상자의 66.7%가 지원금을 수령한 셈이다. 전 국민 대비로는 55.8%에 해당한다.
신청 인원 수만큼 이의 신청도 급증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6~10일 닷새간 접수한 국민지원금 이의신청 건수가 7만2278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1만4000건이 넘는 이의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이의신청이 폭주하자 여당에서 지급 범위를 소득 하위 88%에서 90%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약 88%에서 90%로 확대할 경우, 3000억 원 안팎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명확한 기준 없이 이의신청을 해도 최대한 구제해주기로 해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재난지원금이 당초 정치적으로 설계돼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재난지원금은 코로나 피해가 큰 저소득층에 집중돼야 했지만, 당정은 7월 초 소득 하위 80%에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가 여당에서 전 국민 지급 주장이 속출하자 기재부도 88%로 물러섰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는 도(道)의 예산을 들여 도민 100%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독자 행동’을 하면서 다시 한번 정치 쟁점화했다. 이 지사는 이날도 “나라가 기재부의 것이냐”며 “홍남기 장관님, 이러면 안 된다”고 했다. 기재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역 화폐 예산을 깎은 것을 두고 비판한 것이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확대 논란과 맞물려 사실상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