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 칙령 발표 이후 신임 교육부 장관 기자회견
"20년 전으로 돌아가지 않아…지금 모습 기반으로 국가 건설"
지난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대학에서 남녀 구분을 위해 강의실 한가운데 커튼을 치고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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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 세운 새 정부 교육부 장관이 12일 여성의 대학 교육을 허용한다고 공식 밝혔다. 다만 '이슬람 복장' 착용과 남녀 분리 수업 조건을 전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압둘 바키 하카니 신임 교육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건설은 지금 모습을 기반으로 시작될 것이다. 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리고 싶진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슬람 샤리아법에 근거, 여학생들은 가능하면 여성에게 교육 받을 것이고, 교실은 분리될 것"이라며 "신의 가호로 수많은 여성 교원이 있다. 어떤 문제에도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교육은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간 사회에서의 주요 문제로 불거졌다. 탈레반은 1996~2001년 1기 체제에서 여성에게 전신을 덮는 부르카 착용을 강제하고, 여성의 교육, 근로, 보건 기회를 사실상 박탈하며 강력한 여성 억압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카불을 재장악한 직후 여성의 교육, 근로, 보건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국제사회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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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당초 히잡을 착용하면 여성 교육을 허용하겠다던 발표와 달리, 눈만 빼고 얼굴을 가리는 니캅과 목 아래 몸 전체를 덮는 아바야 착용을 지시하는 교육 칙령을 지난 5일 발표하면서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카불 대학들이 지난 6일 속속 개강하면서 미처 남녀 교실 분리 시설을 갖추지 못해 회색 커튼을 임시 설치한 채 수업이 진행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해졌다. 다만 이 사진에서 여성들은 니캅이 아닌 히잡과 아바야를 착용하고 있었다.
하카니 장관은 "모든 여성들에겐 종교적 베일 히잡을 쓰는 것이 의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종교적 베일이 머리만 덮는 천을 말하는 것인지 얼굴 전체를 덮는 것인지는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지만, 실제 수업 사진에서 여성들은 머리에만 천을 두른 채 얼굴은 가리지 않고 있다.
아울러 하카니 장관은 "남녀 분리 수업은 아프간 전역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며, 대학에서 가르치는 모든 과목은 몇 달 내로 재검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탈레반은 지난 7일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를 총리 대행으로 하는 새 과도 정부 구성을 발표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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