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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코로나에 벼랑끝 자영업자…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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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내보내고 혼자 영업…장사 해야 해"

걷기 운동·1인 시위 참여자, 10여명 불과

자영업 단체만 22개…업종별 이해관계 달라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계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좀처럼 현장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없이 혼자서 가게를 유지하는 ‘나홀로 사장’이 태반인데다 전기요금·임대료 등 고정비라도 감당하기 위해선 당장의 생업 현장에서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구심점으로 작용할 단체가 없는 자영업 특성상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한데 모아 집단적인 의사표시로 전환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며 “집단적 항의표시는 물론 정책결정과정에서 이들의 의사는 계속 묻히고 있는 만큼 정책적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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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자영업자 한마음 한걸음 걷기’에 참여한 수도권 자영업자 10여명이 오후 1시 5분 경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을 걷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목소리 내고 싶지만…먹고 사는 게 급한 ‘자영업자’

벼랑 끝에 내몰린 일부 자영업 종사자들은 지난달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자영업자 한마음 한걸음 걷기’, ‘자영업자 1인 시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심야 차량 시위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개설한 익명채팅방에는 100여명부터 450여명이 참여하고 있어도, 업종별로 제각각이라 걷기 운동과 1인 시위에는 2~10명 정도만 참여하는 것이 현실이다.

딸과 아내와 함께 지난달 29일 걷기운동에 참여했던 김모(47)씨는 생각보다 너무 적은 인원에 적잖이 당황했다. 김씨는 30분간 주변을 배회하다 취재진에게 “참여자가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며 “애들까지 데리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는데 현장이 이렇게 휑하니 창피해서 가고 싶다”고 토로했다.

서울 시내에서 가게를 5개 운영하는 40대 이모씨는 “막상 시위 시작 시간이 되자 현장에 참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자영업자도 상당수”라면서 “이게 현실이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부천에 거주하는 이씨도 “요즘 자영업자들은 힘들어서 아르바이트도 다 내보내고 가게를 본다. 하나라도 더 파는 게 나으니까 시위를 참여하고 싶어도 못 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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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영업제한 방역 지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영업 단체만 22개…업종별 주장도 제각기

자영업자 관련 단체는 소상공인연합회, 대한숙박업중앙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22개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각 단체가 모여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형성했지만 임시 조직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마저 점차 와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20여개 업계가 뭉쳤던 코로나19 비대위의 경우 최다 업종을 보유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의 탈퇴 이후 PC방, 공간대여업계, 호프 업계 등만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대위 소속이었던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지난 7일 “운영 방향성에 대한 이견으로 별도 활동할 것”이라며 탈퇴를 선언했고 코인노래방 업계도 조만간 탈퇴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자영업자들은 이해관계가 다양하고 상황에 따라선 상충할 수도 있다”며 “이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예컨대 동일한 음식점이라도 1차로 가는 일반 식당과 호프집·고깃집 등 주류를 파는 2차 식당들의 이해관계는 다르다. 1차 식당의 경우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데도 음식점업으로 묶여 2차 식당과 동일한 영업시간 규제를 적용받는데 대해 불만이 많다. 오히려 2차 식당과 분리해 스터디카페·PC방과 동일한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은 “식당과 카페가 거리두기 세부지침에서 2그룹으로 같이 묶여 있다”며 “주류와 비주류 판매업소로 나눠 비주류 업소는 3그룹으로 변경해 PC방이나 스터디카페처럼 완화된 거리두기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자영업자들은 방역규제가 모든 업종에 공평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볼링장,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노래방 업주들은 이번 거리두기 세부지침 조정에서도 저녁 6시 이후 2명 제한, 9시 영업종료(4단계 지역) 지침을 적용받는 등 납득이 가지 않지만 우리만 이 같은 규제에서 제외해달라고 할 수 없다”며 “차라리 모든 업종에게 공평하게 적용될 수 있는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해 자영업자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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