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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발권력 동원해 자영업자 채권 사라는 與…한은 "이미 16兆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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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원내대표 "한은이 소상공인, 자영업자 채권 사라"

회사채 매입하는 SPV가 자영업자 대출채권까지 사도록

기존 금융중개지원대출도 있는데, 한은 손실위험 커져

한은 "구체적 내용 파악 안돼…이미 16조원 가량 지원해"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국은행이 나서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채권을 매입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또 다시 발권력 동원 우려가 커지고 있다.

與 ‘금중대 있지만 한은이 자영업자 대출채권 매입하라’

윤호중 여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한은은 현재의 양적완화 정책을 조정하는 한편, 소상공인, 자영업자 채권을 매입하는 포용적 완화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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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물을 마신 뒤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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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국채 발행에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한은이 작년부터 국채 매입 규모를 크게 확대했는데 이러한 양적인 자금 공급 대신 코로나19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특정 계층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질적 공급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윤호중 의원실 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나오진 않았으나 작년에 만들어진 SPV(기업유동성지원기구)를 통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대출을 지원토록 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며 “구체적인 방법 등은 한은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PV는 작년 산업은행이 출자하고 한국은행 등이 대출해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하기 위해 만든 기구인데 SPV 매입 대상 자산에 은행이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대출한 ‘대출 채권’까지 매입하라는 의미다.

기존 SPV는 산업은행이 출자한 1조원을 자본금으로 해 설립됐고 산은이 후순위 대출로 1조원, 한은이 선순위 대출로 8조원을 지원, 총 10조원으로 회사채 등을 매입해왔다. 한은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채무상환 불이행이 발생하면 자본금, 후순위 대출, 선순위 대출 순으로 손실이 차감되는 구조다. 10조원 중 20%가 떼여도 한은이 손실을 보진 않는 식이다. SPV는 캐피탈콜 방식으로 자금이 집행되며 1차(산은 자본금 1조원, 한은 대출 1조7800억원, 산은 대출 2200억워), 2차(한은 1조7800억원, 산은 2200억원) 총 5조원이 집행됐다.

SPV서 대출채권 매입해도…한은 손실 위험 커져

이런 상황에서 SPV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대출채권까지 매입하게 되면 이들이 대출금을 갚지 않았을 경우 손실 발생 위험이 커지게 되고 한은이 감당해야 할 위험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이사)는 9일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채권 매입에 대한 한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매입 방법과 관련해 밝혀진 게 없고 내용이 파악된 게 없어서 한은의 입장을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한은도 코로나19 과정에서 취약계층에 관심을 가졌고 금융중개지원대출로 피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16조원 가량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통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윤호중 대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채권 매입과 별도로 금융중개지원대출에서 소상공인 지원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은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해선 지원한도를 6조원으로 3조원 증액하고 내년 3월 말까지 대출 제도를 연장키로 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대출 제도를 내년 3월로 연장하고 지방 중소기업에 대해선 2023년 8월말까지 2년 연장키로 의결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는 은행이 소상공인에게 대출한 실적을 증명하면 한은이 은행에 연 0.25%로 저리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은행의 대출 조달비용을 낮춰 소상공인에게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줄 유인책이 되는 것이다.

일각에선 SPV로 소상공인 대출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나 금융중개지원대출로 간접 지원하는 것이나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효과는 비슷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소상공인 등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경우 SPV는 산은, 한은 등이 손실을 감당하게 되는데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는 시중은행이 감당하게 된다는 점이 차이로 지적된다. 한은 관계자는 “재정으론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으나 한은은 중앙은행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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