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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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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일가, 박정희 300조원 관리한다"더니…안민석 "극우진영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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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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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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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돼 있는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로부터 1억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당하고 지난 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무변론으로 패소한 안민석 의원이 뒤늦게 '항소'방침을 밝혔다.

1심에서 안 의원이 패소한 이유는 최씨가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한 해외 수조원 은닉재산이나 해외 페이퍼컴퍼니 설립설을 뒷받침할 근거자료를 재판부에 전혀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최씨가 고소한 같은 내용의 형사사건에 집중하려다 민사사건에 대해선 신경쓰지 못해 무대응으로 패소판결이 나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률전문가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이라고 지적한다. 재산상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1억원 상당의 청구소송을 무대응으로 일관해 패소를 자처한다는 것은 법조계 상식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명예훼손 사건의 경우엔 대부분 유죄가 인정돼도 형사처벌은 피해자가 기대한 만큼의 형량이 나오기 어렵다.

따라서 민사 청구를 병행해 명예훼손 가해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아내는 게 일반적인 법적 대응 방법이다. 안 의원이 최씨의 1억원 민사배상 청구에 무변론으로 패소한 것은 법조계에선 일반적 대응방법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최씨 측 법률대리인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도 "안 의원이 법정에 내놓을 마땅한 입증자료가 부족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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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장자연 증언자, 윤지오 초청 간담회'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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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최순실 일가 300조 재산설' 내가 말한 게 아니다…극우 진영이 만든 가짜 뉴스다"


안 의원이 '최순실 300조원 재산설'에 대해 자신이 말한 게 아니라 '극우 진영'이 만들어 낸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그는 지난 2월24일 최씨가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으로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최씨 은닉재산 규모가 300조원이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은 '왜곡 날조'"라며 반박했다. 그는 "최씨 은닉재산 300조설은 극우 진영에서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가짜뉴스로, 국정농단을 거짓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깔려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오마이뉴스 유튜브채널에 2019년 6월19일 출연해서도 "제가 책이나 강연에서 최순실 재산 관련한 뿌리를 얘기한 것은 1978년도에 미국 의회에서 발간한 '프레이저 보고서'에 근거한 것이다. 그 보고서에 박정희 전 대통령 통지자금에 대한 조사 내용이 있는데, 그것을 전문가와 전체적으로 따져봤더니 그 당시 돈으로 8억 달러 정도였다. 그게 지금 시세로 환산하면 약 300조원이 된다. 그것을 제가 말한 것인데 이것을 유튜브에서 몇몇 사람들이 '최순실 재산이 300조'라고 얘기한 것이다. 가짜뉴스다"라며 자신이 '최순실 300조원 재산설'을 얘기한 게 아니고 보수 유튜버들의 '가짜뉴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최순실'이라는 이름과 '300조원'이라는 단어를 여러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연결시켜 사실상의 '연상작용'을 일으킨 건 안 의원이다. 비슷한 내용의 인터뷰들이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2017년경 반복됐고, 그 과정에서 '최순실 300조원 재산설'이 퍼져나갔다.

안 의원이 '300조원'을 기성 언론에 처음 꺼낸 건 2017년 4월12일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다. 사회자가 최씨의 재산 규모를 묻자 "프레이즈 보고서라는 게 있어요. 이게 1978년 미국 의회에서 CIA가 당시 박정희의 통치 자금을 조사했던 거예요. 그 보고서에 보면 당시 박정희 통치 자금이 그 당시 돈으로 9조 원.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300조가 되는 돈이거든요. 이 돈의 출처가 지금 묘해요. 그래서 이 최순실 씨 재산은 그 때부터 찾아야 된다고 봅니다"라고 안 의원은 답했다.

이어 사회자가 "그러면 해외에 숨겨져 있고 그것(300조원)을 최순실 씨 쪽에서 관리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묻자 안 의원은 "최태민이 최순실에게 자기의 자리를 승계해준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 동생 최순천 보면 재산이 수천억인데요. 이상하잖아요. 모든 것을 승계한 최순실이 200억대 밖에 안 된다는 게 이상하잖아요. 최순실의 재산은 최순천보다 곱하기 몇 배가 될 텐데. 이것들이 저는 외국에 수십 년 동안 돈세탁 과정을 거쳐서 외국에 차명으로 관리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저희 팀들이 현재 밝혀낸 상황"이라고 답해 '300조원 상당'을 최씨가 차명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듯한 해석이 가능한 답변을 한다.

2017년 6월2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도 안 의원은 "박정희 통치자금은 78년 미 의회 프레이저 보고서에 나타난 당시 규모로 8조 5000억 규모 지금 돈으로 치면 약 300조, 어마어마한 규모죠. 과연 그 돈들이 다 어디 갔을까. 그 돈들의 일부, 일부가 지금 최순실 일가들에게 나눠졌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라며 '300조원'을 최씨 일가와 결부시킨다.

2017년 6월27일 경남 창원대에서 국정농단을 다룬 자신의 책 '끝나지 않은 전쟁-쩐의 전쟁' 북콘서트를 열었을 때에도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안 의원은 수백명의 청중에게 "최순실 돈은 누구 돈이었나. 아버지 최태민의 돈을 받은 것이고, 최태민 돈은 박근혜한테 받은 것이며, 박근혜 돈은 박정희 통치자금이다. 그 돈은 국민의 피와 땀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의원은 '프레이저 보고서'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 "1978년 박정희 통치자금이 8조 4000억원이라 했다. 그 돈을 현재 돈으로 계산하면 300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여 '300조원' 가치의 박정희 통치자금이 최씨에게 갔을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서도 "300조가 넘는 돈, 그 돈으로부터 최순실 일가 재산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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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등 국정농단세력을 추적한 이야기를 담은 자신의 저서 '끝나지 않은 전쟁' 개정 증보판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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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10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서도 안 의원은 최씨 일가의 재산을 묻는 질문에 "프레이저 보고서에 나오는 박정희 통치자금의 규모는 당시 돈으로 8조4000억,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약 300조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400조인데 그에 맞먹는 규모인 것이다. 이 통치자금의 일부를 최씨 일가가 승계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가능하다"며 '300조원의 최씨 일가 승계설'을 주장했다.

특히 2017년 당시만 해도 파급력이 컸던 JTBC 뉴스룸에 7월26일 출연해 손석희 당시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손 앵커가 "이거 너무 좀 단순한 질문일지 모르겠는데요. 그렇다면 안민석 의원이 지금까지 파악한 최순실의 은닉 재산은 대략 어느 정도나 된다고 추정을 하십니까?"라고 묻자

"그것은 단언하기 어렵지만 프레이저 보고서에서 보고한, 조사한 당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자금 규모가 당시 돈으로 8조9000억 원, 지금 돈으로 300조가 넘는 돈. 그리고 그 돈으로부터 최순실 일가 재산의 시작점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또 다시 '300조원'이 최씨 일가 재산의 시작점이라며 연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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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안민석 의원 출연 분. 2017.0726./사진=JTBC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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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앵커와의 뉴스룸 인터뷰는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널리 퍼졌고, '최순실 300조원 재산설'이 급속히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안 의원은 JTBC 뉴스룸 인터뷰 직후부터 '최순실 재산 300조원설 논란'이 확산되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8월3일 출연해 "특히 제가 300조 최순실 재산을 주장을 했다는 거예요. 가짜뉴스에서 그렇게 나왔더라고요. 그렇게 이야기한 적 한 번도 없고, 오히려 독일 검찰 쪽에서 이야기되는 약 7조에서 8조 정도 맥시멈 10조 정도"라며 최씨의 숨겨진 재산에 대해 독일 검찰을 출처로 7조원~10조 정도라는 얘기가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사회자 김어준씨가 "검찰에서 얘기된 건 맞아요? 독일 검찰에서?"라고 되묻자 "입에서는 아니지만 그 쪽에서. 저희들이 다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300조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를 가지고 안민석 의원이 300조 최순실 재산 이야기했다고 하면서 저를 공격하는 것은 저는 사실하고 틀린"이라며 '최순실 재산 300조원설'을 자신이 얘기한 적 없는 터무니 없는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

종합하자면 안 의원은 '박정희 통치자금이 해외에 숨겨져있고 현 가치가 300조원'이라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그 300조원을 최태민을 거쳐 최씨 일가에서 관리하고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여러 번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런데 이를 읽거나 본 독자와 시청자들이 자신의 인터뷰 내용을 '오독'하거나 '오해'했고 언론이나 유튜버들이 악의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들어냈다는 게 안 의원의 주장이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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