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8일 밤 11시께부터 1인 차량시위를 전개했다. 비대위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9개 지역에서 자영업자들이 동시에 차량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에서만 주최측 추산 4000~5000대 차량이 시위에 참가했다. 여의도에 집결해 경적시위를 이어가다 새벽 1시30분을 넘겨 해산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재연장 조치에 반발해 9일 새벽 여의도 일대에서 야간 차량시위를 하며 정부의 방역지침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3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4주간 재연장하자 "자영업자들만의 희생을 여전히 강요하고 있다"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2021.09.09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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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비상등을 켜는 방식으로 정부에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들은 '벼랑끝 자영업자 두려울 게 없다', '자영업·소상공인만 죽이는 K-방역, 우리도 살아야 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차량밖으로 내보이기도 했다.
이날 차량시위에 참가한 이원석(51) 씨는 "지난 7월 이후로 하루 매출 2만원인 상황에서 더 못 참겠다 싶어 나왔다"며 "하루에도 2~3번씩 방역을 하고 방역수칙을 지키는데도 장사를 못하게 하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김기홍 비대위 공동대표는 "이번 시위에 차량 4000대 넘게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자영업자에게만 가해지는 행정규제를 당장 철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또 "자영업자는 지난 1년 6개월간 66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고 45만3000개 매장이 폐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3%대였던 (코로나19) 치명률이 0.1%대로 낮아진 현재까지 방만한 태도로 방역체제 전환을 준비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를 자영업자만 떠안도록 강요되는 현실을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지역 자영업자들은 양화대교 북단에서 차량시위를 시작했다. 이날 밤 11시가 가까워지자 양화대교 북단에는 시위에 참가하려는 자영업자 차량들이 모이면서 일반 차량들과 섞여 일대 도로가 정체되기 시작했다. 이날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경찰은 비상등을 켠 시위차량을 검문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이날 시위차량 통제하는 경찰. 2021.09.08. parksj@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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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시위 참가자들은 양화대교 북단에서 강변북로로 한남대교 북단까지 이동했다가 한강을 건너 올림픽대로를 타고 여의도에 집결했다. 여의도로 진입하는 구간 곳곳에서 경찰이 진입을 통제하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넘은 새벽 1시께 여의도에 들어왔다. 여의도에 도착한 자영업자들은 차안에서 경적으로 울리며 정부의 거리두기 재연장과 영업시간 제한에 항의했다.
최초 집결지였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신한금융투자 건물 인근에서 경찰은 비상등을 켜고 이동하는 차를 멈춰 세운 뒤 "여기 온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운전자는 "알아서 뭐하려고 하냐. 잠깐 있다 갈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차량 사진을 찍은 뒤 길을 통과시켰다.
경찰이 집결지로 가는 길목을 모두 차단하자 시위차량들은 서울교 쪽으로 우회했다. 이곳에는 수십 명의 경찰관이 10~20m 간격을 두고 서 있었다.
비대위는 심야 차량시위에 들어가면서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재연장은 업종별 요구사항 및 환경 개선에 대한 고민이 없는 일방적 연장 통보"라고 반발했다.
이어 "올바른 위드 코로나 정책수립 전까지 현재 자영업종에게만 규제 일변도인 모든 행정규제를 당장 철폐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시설 중심이 아닌 개인방역 중심의 위드 코로나 정책 수립에 자영업종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전국자영업자비대위 회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반발한 전국동시차량시위를 응원하고 있다. 2021.09.08. parksj@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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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의 차량시위에 정치인들도 힘을 보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영업자 힘들게 하는 비과학적 방역수칙 전면 수정하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여의도에서 자영업자들을 맞았다. 시위차량이 지나는 여의도 환승센터에서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피케팅을 하며 응원을 했다.
경찰은 이날 21개 부대를 동원해 양화대교 북단을 비롯해 차량시위 이동경로 곳곳에 배치해 차량을 통제하고 귀가를 안내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울 시내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집회가 금지돼 있어 차량시위도 불법시위에 해당한다"며 "도심 곳곳에 임시검문소를 설치하고 경찰을 배치해 집결 단계부터 차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재 서울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돼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시위는 모두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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