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LPGA 한국 위상 '위기'에 "KLPGA 선수 충전되면 경쟁력 유지"
박민지 "실력 향상에 도움 될 것…인생 달린 거라 쉽게 선택 못하겠다"
박인비 |
(이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한국 여자 골프가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조촐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박인비(33), 김효주(26), 고진영(26)이 1승씩 거두기는 했지만, 최근 수년간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10승 이상을 휩쓸었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특히 올해는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11년 만에 한국 선수 우승자가 없는 시즌이다. 2011년부터 매년 이어온 한국 선수의 메이저 우승 명맥이 끊겼다.
박인비 김효주, 전인지(27) 등 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8일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경쟁력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유카 사소(필리핀) 등 아시아와 유럽에서 무서운 신예 선수들이 LPGA 투어에 대거 등장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박인비는 "선수층이 다양해졌다. 유럽과 아시아의 어린 선수들의 체격은 10년 전과는 다르다. 비거리 차도 많이 나고 압도적인 선수들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반면 뛰어난 한국 선수들의 LPGA 투어 도전은 감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KLPGA 투어가 워낙 활성화된 것도 이유다.
박인비는 "한국 선수들은 KLPGA 투어에서 충분히 기량을 많이 펼칠 수 있다. 미국에 도전하는 선수가 줄었다"며 "KLPGA 투어 선수들이 계속 미국으로 넘어와 주면 계속 '충전'이 되면서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겠는데 지금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한국 남자 선수들이 겪은 피지컬 차이와 선수들 숫자 문제가 LPGA 투어에도 조금씩 나타나는 게 아닌가"라며 "많은 어린 선수들이 도전해서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이 유지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전인지 |
전인지도 "정말 많은 공감을 한다"며 "저도 벌써 LPGA 투어에 온 지 6년 차다. KLPGA 투어가 워낙 활성화돼서 어린 친구들이 미국보다는 한국에서 기량을 펼치고 있다"고 박인비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어 "미국에서 활동하는 입장에서, 잘하는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에 도전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인지는 LPGA 투어 선수로서 더 분발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잘하면서 태국의 어린 선수들이 '나도 저기서 우승할 수 있다'는 영감과 동기부여를 받았고, 그 선수들도 지금 우승하고 있다"며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많은 승수를 올리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효주는 한국 선수들이 지금은 주춤하지만, 조만간 예전의 기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효주는 "잔잔하다가 나중에 큰 게 오는 법"이라며 "올해 못 보여드린 우승이라는 성적표를 내년에 배로 보여드리는 기회가 될 것 같다. 후폭풍으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민지 |
"미국 무대에 도전하라"는 선배들의 당부에 KLPGA 투어의 '간판' 박민지(23)는 '인생의 문제'라며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6승을 올린 KLPGA 투어의 대세 박민지는 "예전에는 막연히 해외에 가고 싶다고만 생각했지만, 신중하게 생각할 문제"라며 "KLPGA 투어가 활성화되기도 해서 제 인생에서 뭐가 중요한지 시즌 끝날 때까지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는 "여행하고 오면 시야가 달라지듯이, 해외 대회를 경험하면 확실히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어떤 선택을 하든 인생이 달린 거니까 쉽게 선택을 못 하겠다"고 답변을 어려워했다.
박민지는 욕심이 많은 선수다.
박민지는 지난해 8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나갔을 때, 출전 선수들의 우승 횟수가 총 244승인 것을 보고 '(통산 3승인) 나는 먼지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개인 통산 우승 횟수를 10회로 늘린 박민지는 "올해 거기에 따라가려고 노력을 많이 해서 조금이나마 숫자를 보태게 됐다"며 "먼지였는데 지금은 건더기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시즌 7승에 도전한다.
오지현(25)과 안송이(31)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기부를 하고 싶다"며 특별한 각오를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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