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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박근혜, 안철수 이어 이낙연까지…대선 때마다 반복되는 ‘국회의원직 사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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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도 의원직 사퇴 선언

당시 문재인 후보는 “유권자와 약속 지켜야” 강조

2017년에는 안철수도 ”사퇴”…”무책임” 비판 받아

박지원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 지적

與 최고위원은 최근 ‘의원 사퇴쇼 방지법’ 발의도

헤럴드경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전남 발전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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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가 경선 역전을 위한 극약처방으로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선 충청 지역 경선에서 ‘더블스코어’ 차이로 패배했던 이낙연 후보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깜짝 발표했지만, 과거 대선에서도 같은 논란이 반복됐던 만큼,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강하다.

이낙연 후보는 8일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임기 4년의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주신 종로구민들께 한없이 죄송하다”면서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주의와 민주당, 대한민국과 호남, 서울 종로에 진 빚을 갚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중 국회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배수진’을 치고 남은 경선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결의를 보이는 동시에 핵심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가 아닌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의원직 사퇴를 발표하며 지역 경선이 예정된 호남 표심에 호소하는 모양새다.

다만, 지난 18대 대선과 19대 대선에서도 후보들이 중도에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에 비추어 ‘사퇴 카드’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는 후보 등록에 앞서 “저는 오늘로 지난 15년간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눠왔던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여정을 마감하려고 한다”고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했다.

반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번 총선에 출마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회의원 사퇴가 불가피할 테지만, 단지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만으로 국회의원직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약속을 드렸다.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 국면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당시 안 후보는 “제 모든 것을 바쳐서 꼭 우리나라를 구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라며 “사퇴 시점은 대통령 후보 등록 때가 맞는 시기라고 본다”고 언급했었다. 당시에도 민주당을 비롯한 상대 정당에서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지역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더 일찍 사퇴했다면 보궐선거로 의정 공백도 없었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대선 때마다 반복되는 ‘의원직 사퇴’는 후보의 결의를 나타내는 카드로 평가받지만, 정치권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필패 카드’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당시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이었던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가 의원직 사퇴, 삭발, 단식”이라며 “왜 사퇴한 의원 없고 머리는 자라고 굶어 죽은 사람 없어요”라며 의원직 사퇴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의원직 사퇴가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막아야 한다며 관련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일 ‘국회의원 사퇴쇼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의원직을 볼모로 정쟁에 활용하는 잘못된 정치 행태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했던 법안으로, 국회 본회의 의결 없이도 의원직 사퇴를 가능케 해 ‘사퇴 쇼’를 방지하자는 취지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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