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무장대원들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공중에 소총을 발사하고 있다. [영상 더선] |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억압에 저항하는 여성 시위대를 주차장 안에 가두거나 위협을 가하기 위해 기관총을 쏘는 등 폭력적으로 시위를 진압하는 모습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더선은 탈레반이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당시 “자유” 등을 외치며 카불 거리를 행진하고 있었다고 한다.
영상에 따르면 탈레반 무장대원들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공중으로 소총 수십발을 쏘아 올린다. 행진하던 시위대는 이 소리를 듣고 혼비백산하며 길가 한쪽으로 대피하는 혼란스런 모습이다.
탈레반 무장대원들이 기관총이 설치된 차를 타고 시위대로 돌진하고 있다. [사진 더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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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또 차량을 타고 사이렌을 울리며 시위대로 돌진하면서 차량에 설치된 기관총을 발사하기도 했다.
탈레반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에 밀려 한 건물 주차장에 갇혀 있는 수십 명의 여성들도 당시 시위 참가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자신의 뒤로 시위대가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담은 이 영상을 찍고 있는 여성 역시 불안함이 가득한 눈빛이다.
현지 언론 아마지 뉴스는 트위터에 “탈레반은 이들이 다시 행진에 합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을 주차장에 소처럼 묶어놨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을 취재하던 카메라맨과 언론인들도 탈레반에 구금돼 알 수 없는 장소로 이송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더선은 전했다.
[영상 아마지 뉴스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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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지난 주말에도 총과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시위에 참여한 여성을 구타하는 등 폭력적으로 시위를 진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여성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탈레반의 여성 탄압은 외신을 통해 계속 보도되고 있다.
탈레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덮는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을 길거리에서 총살하거나 아프간 정부에서 고위직 경찰을 지낸 여성을 집단 구타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임신 8개월 된 여성을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구타하고 살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5년 동안 아프간을 통치했을 당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강력하게 적용해 여성의 교육과 일 등을 엄격히 통제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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