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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정부 수반 발표 뒤… 탈레반 리더 "새 정부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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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지도자 아쿤드자다 첫 공개 성명
국제협정 준수·소수자 보호 선언했지만
"샤리아가 최우선 가치"라는 단서 달아
한국일보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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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정부 수반을 공개한 뒤 그간 은둔해 있던 최고지도자가 “새 정부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제협정 준수·소수자 보호 등 정상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율법 준수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았기에 허울 뿐인 약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의 리더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이날 정부 구성이 발표된 직후 성명을 내고 “앞으로 아프간의 모든 삶의 문제와 통치 행위는 신성한 샤리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샤리아는 지난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에 통치의 기본이 됐던 이슬람 율법이다. 당시 여성은 모든 사회활동이 금지됐고, 남성은 수염을 기르는 등 전통 복식을 따라야 했다. 음악 등 예술은 종교와 관련 없는 경우 모두 허용되지 않았다.

은둔형 지도자였던 아쿤드자다가 공개적인 목소리를 낸 건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아프간을 손에 넣은 후 처음이다. 아쿤드자다는 첫 성명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가능한 빨리 국가를 재건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목표”라고 밝히며 “실업 해결과 경제 발전을 위해 세수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외국인에게도 투자와 국제 무역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와 건강한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며 “아프간 내 외교시설·인도주의 단체·투자자들은 문제없이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모든 가치판단의 최우선은 샤리아가 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국제 협정 역시 이슬람 율법과 아프간의 국가 가치에 위배되지 않는 한 보장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프간 정부가 이슬람의 틀 안에서 인권과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진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외신들은 샤리아 존중이 최우선 가치인 한 성명에서 한 약속들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관측을 내놨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정부 수반 등 새 정부 내각 명단을 공개했다. 다만 최고 지도자인 아쿤드자다의 역할이나 직책 등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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