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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민주진영, 쿠데타 7개월 만에 군부에 '전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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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NUG 대통령 권한대행…유엔 총회 앞두고 국제사회에 메시지 전할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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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진영의 임시정부 국민통합정부(NUG)의 두와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이 7일 오전 대국민 연설에서 미얀마 군부정권에 대한 저항전쟁을 선포했다./사진=NUG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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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가 7일 쿠데타 군사정권을 향해 저항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2월 1일 군부 세력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을 억류하고 쿠데타를 선언한 지 7개월 만에 미얀마 내전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NUG는 군부정권 쿠데타로 의원직이 박탈되고 수치 고문을 지지하는 민주 진영 측 정치인들로 구성된 임시정부다.

7일 미얀마 현지매체 이라와디,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NUG의 두와 라시 라(Duwa Lashi La) 대통령 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군부정권을 상대로 한 '국민의 저항 전쟁'이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은 이날 연설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따라 우리 국민통합정부는 군부정권에 저항 전쟁을 선포한다. 이는 민중의 봉기"라며 모든 시민이 각 지역 시민방위대(PDF)에 지원해 군부에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군부 정권이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모든 소수인종은 즉시 군부를 공격해야 한다"며 "반군들에게 군부가 점령한 지역과 그들이 보유한 자산을 공격할 것을 지시한다"고 말했다.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은 군부정권이 임명한 현 고위직 관료들에게도 즉각 자리에 물러나 저항 전쟁에 합류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저항 전쟁을 통해 민 아웅 흘라잉 군부 최고사령관을 제거하고 독재정권을 타도할 것이라며 모든 시민이 추구해왔던 평화로운 연방 민주 연맹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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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5일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 진압을 위해 집합한 군부정권의 군인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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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NUG의 이날 선포가 앞서 군부가 미얀마에 대한 인도주의적 원조 지원을 위한 4개월 휴전 제안을 수용한 뒤 이뤄졌다며 "미얀마 군부가 수십 년 간 (미얀마 내) 여러 집단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주재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사인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외교장관은 지난 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달 31일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운나 마웅 르윈 외교부 장관과 화상회담에서 올해 말까지 휴전할 것을 제안하고, 군부가 이를 수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지난해 11월 민주진영이 승리한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NUG는 지난 4월 군부에 맞서고자 PDF를 조직해 카렌민족행방군(KNLA) 등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함께 국경 지역에서 군부 세력과 무력 충돌을 벌여왔다. NUG는 최근 지난 7월 한 달 동안 군부 세력 74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미얀마 현지 매체는 군부와 NUG 간 보유 병력 규모 차이로 NUG가 저항전쟁 선포에도 섣불리 공격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11위 수준인 미얀마 군부의 군대에는 40만명 이상의 현역이 복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라와디는 NUG의 이번 선포가 유엔(UN)과 아세안 등 국제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해석했다. 아세안은 현재 쿠데타와 코로나19, 경제난 등 삼중고를 겪는 아세안 회원국 미얀마에 대한 원조를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한국 외교부는 이날 미얀마 국민을 위한 300만달러(약 34억7400만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이라와디는 "(NUG의) 공식적인 무장투쟁의 발표는 유엔 총회 개최 일주일을 앞두고 이뤄졌다"며 NUG의 내전 공식화로 미얀마 사태가 이번 유엔 총회의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76차 유엔총회는 오는 14일 뉴욕에서 개막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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