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당국이 분배를 강화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를 내세우고 시진핑 국가 주석의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통한 사상통제를 강조하는 가운데 대중문화계에서는 이른바 '홍색 정풍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조치도 이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은 지난달 27일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금지하고, 연예인 팬클럽끼리 온라인에서 욕을 하거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싸우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도 금지했다. 팬클럽들이 올리는 콘텐츠를 잘 관리하지 않은 온라인 플랫폼도 처벌을 받는다.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지난 2일 공산당과 국가 방침에 따르지 않는 연예인의 TV 출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통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유명 배우 정솽(鄭爽)이 탈세로 벌금 2억9천900만 위안(약 539억 원)을 부과받는 등 중국에서는 대중문화계를 철저히 당의 통제하에 두고, 고액 수입을 올리는 연예인들의 감독과 견제를 강화하는 조치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 대한 중국의 규제와 단속은 갈수록 확대되고 그 강도도 세지는 양상이다. 지난달에는 중국 당국이 아이돌 온라인 팬클럽에 대한 집중 단속을 통해 15만여 개의 '유해 콘텐츠'를 삭제하고 온라인 팬클럽과 관련한 4천여 개의 계정에 대해 처벌 조치를 취했다는 중국 매체 보도가 나왔다. 지난 5월에도 웨이보가 '비이성적 아이돌 응원문화'에 대한 단속에 나선 가운데 BTS 등 다수의 한국 그룹 팬 계정이 제재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올라 이젠 세계 최강국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다음 주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이 열리면 한중 양자관계 강화 방안은 물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국 연예인 팬클럽에 대한 규제를 포함해 양국 간 문화 교류에서 질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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