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려대구로병원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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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 넓어지면서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 현장의 접종 오류가 줄을 잇고 있다. 일찍 들어온 백신을 먼저 사용하는 원칙을 지키지 않고 냉장 유효기관을 확인하지 않는 ‘부주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모더나사는 5일까지 당초 공급하기로 한 백신 701회분을 채우지 못하면서 또 한번 약속을 어겼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5일 “지난 2~3일 평택성모병원에서 냉장 유효기간이 9월1일까지인 백신(화이자)을 104명에게 접종했다”고 밝혔다. 냉동 상태의 화이자 백신은 영상 2∼8도 냉장고에서 미개봉 상태로 최장 31일까지 보관할 수 있는데, 이 기간을 하루이틀 넘긴 것이다. 병원 측은 4일 오후 오접종 사실을 확인하고 접종자들에게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인천세종병원은 냉장 유효기간이 지난달 19일까지였던 화이자 백신을 같은달 20일, 25일, 26일 총 21명에게 접종했다. 의료진이 냉동과 냉장 유효기간을 혼동해 백신을 오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고대구로병원에서도 지난달 26~27일 냉장 해동 뒤 유효기간이 임박했거나 초과한 화이자 백신을 147명에게 접종했다. 병원 측은 이 사실을 일주일이 지난 3일에야 확인됐다. 이 기간에 접종된 백신은 냉장 유효기간이 지난달 20일 또는 26일이었다.
울산 동천동강병원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91명에게 유효기한이 25일까지였던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부산, 대구 등에서도 같은 실수가 일어났다. 현재까지 오접종으로 인한 중증 이상반응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추진단은 오접종 사례를 두고 재접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추진단은 “유효기간 초과 백신을 접종한 경우 안전성과 효과성 등을 전문가 심의위원회에서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만약 재접종을 한다면 기접종일로부터 3주 후 재접종하게 되므로 3주가 도래하기 이전에 결정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진단은 오접종 문제가 반복되는 주요 원인으로 먼저 입고된 백신을 먼저 사용한다는 ‘선입선출 원칙’ 미준수와 냉장 유효기간 미확인을 꼽았다. 추진단은 “지자체와 의료계와의 정례 소통을 통해 방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도록 전달할 것”이라며 “향후 위탁의료기관 내 유효기간 도래 백신 보유 현황 등도 정기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모더나 백신 126만3000회분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6일에는 모더나 백신 255만2000회분이 들어온다. 정부가 모더나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물량으로 미국 제조분이다. 문제는 지난달 23일부터 6일까지 도착하는 물량을 모두 더해도 675만9000회분으로, 모더나사가 이날까지 공급을 약속한 701만회분보다 25만1000회분 부족하다는 점이다. 모더나사의 일방적인 8월 공급물량 축소에 정부가 미국 모더나 본사에 대표단까지 보내 항의했지만 이번에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브리핑에서 “현재 접종 예약을 받은 인원과 정부의 접종목표에 따른 접종계획 수행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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