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브랜드 '신고 카톡방'까지…"소비자 선택권 빼앗아"
[앵커]
택시 호출 시장의 80%를 쥐고 있는 카카오T가 UT나 타다 같은 다른 브랜드 로고를 붙인 택시는 카카오 호출을 받을 수 없게 한 걸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다른 브랜드 로고를 붙인 택시들은 신고를 받아 호출을 끊어버렸습니다. 1등 기업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빼앗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플랫폼 경제의 이면을 보여주는 매트릭스, 구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요즘 택시 위 갓등, 카카오T, 우티 등 브랜드가 다양하죠.
그런데 카카오T 브랜드가 아닌 우티 차량의 번호판이 한 번 사진으로 찍히면 더 이상 이 차량은 카카오T 호출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한 카카오 채팅 방에 택시 사진이 계속 올라옵니다.
자세히 보니, 다른 브랜드 로고를 단 택시들입니다.
차량번호판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카카오T는 이런 사진을 신고받는 센터를 운영합니다.
신고된 차는 카카오 콜을 못받습니다.
[택시 기사 : 아무래도 경쟁이 10대보다 5대가 (호출받을) 확률이 높아지잖아요.]
택시기사 박성민 씨 지난 7월 말 카카오 T앱을 켜자
[콜(호출) 대기를 할 수 없습니다.]
이용자격이 없다는 안내가 떴습니다.
다시 카카오 콜을 받는 방법은 하나 뿐.
[박성민/UT 가맹 개인택시 기사 : 이 로고하고 갓등을 제거하면 카카오 콜을 받게 해준다. 그런 거죠.]
한 달에 많게는 100건도 받던 카카오 콜이 끊기자 생계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박성민/UT 가맹 개인택시 기사 : 거의 반으로 준 것 같아요. 생활이 안 돼요. 어렵죠. 그냥 길손님이나 (태우고.)]
2위 사업자인 UT의 이용자 수는 카카오T의 10분의 1도 안됩니다.
서울 개인택시 중에서만 이런 이유로 카카오 호출에서 배제된 차가 280대가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Q. 카카오 앱=카카오 택시?
카카오T는 택시와 승객을 연결해 주는 중개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2년 전 '카카오 블루'서비스와 함께 택시 가맹서비스도 시작했지만, 어느 택시든 연결해 주는 '일반 호출'서비스도 지속해왔습니다.
그런데 일반 호출 중개에도 다른 브랜드 택시를 배제한단 겁니다.
다른 택시 호출 앱도 타사 택시를 연결해 줍니다.
[택시 기사 : 카카오 가맹 (택시)들은 콜을 받아요. 다른 회사 콜을.]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타 브랜드 택시가 카카오 호출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비스 품질 관리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카롱, 반반 택시 등 일부 업체와는 자사 호출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협력을 맺었다고 덧붙였습니다.
Q. 다른 호출앱 경쟁력 없을 뿐?
'시장 지배자' 카카오의 이런 조치.
후발 주자가 경쟁할 기회조차 막는 효과를 낳는 게 문제입니다.
택시 호출 서비스의 핵심은 빠른 배차.
택시 기사를 많이 유치해야 하죠.
이를 위해 후발 주자들은 가입비와 가맹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콜을 포기해야 한단 말에 기존 기사들마저 떠납니다.
[신학범/UT 가맹 개인택시 기사 : (카카오) 앱이 정지되니까 막 로고 같은 걸 떼더라고요. 카카오 못 받는다고. 여기 많아요. 로고 뗀 사람들.]
Q. 승객과 무슨 상관?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지난달, 호출료를 최대 5000원까지 올렸던 카카오T.
거센 반대 여론에 물러섰지만 언제라도 다시 올릴 수 있습니다.
쓸만한 택시 호출 플랫폼이 카카오 외엔 없다면, 요금이 비싸도 카카오T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 영상그래픽 : 한영주)
구혜진 기자 , 박세준, 김상현, 류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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