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례 선거 패배에 '스가 대세론' 무너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 AFP=뉴스1 |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3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는 그동안 누적된 당내 불만이 터져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내각은 60~70%대 지지율로 역대 3위 수준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 등으로 지지율은 금방 추락하기 시작했다.
스가 총리가 뽑은 반전의 카드는 도쿄 올림픽이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시켜 지지율을 반등시킨 뒤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단독 출마, 무투표 연임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와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이 같은 계획은 수포가 됐다. 최근 일부 언론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20%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자민당 내에선 '스가 총리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스가 총리 취임 후 자민당은 지난 4월 중·참의원 재보선 패배, 7월 도쿄도의회 선거 역대 두 번째 최소 의석 획득 등 8차례 선거에서 사실상 전패를 기록했다.
특히 쐐기를 박은 사건이 지난 8월 치러진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시장 선거에서 스가 총리가 전면 지원한 후보가 낙선한 것이었다.
이 시점에서 무투표로 자민당 총재에 재선하려던 '스가 대세론'은 완전히 무너진 것으로 파악된다.
위기를 직감한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먼저 마무리한 뒤 중의원 선거를 치르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스가 총리는 자민당의 쇄신을 앞세워 6일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1년 전 자신이 총리가 될 수 있도록 킹메이커 역할을 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등을 교체해 당내 지지를 높이고 임원으로 지명도 높은 의원을 앉혀 여론에 홍보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낮은 지지율로 혼란을 자처한 스가가 무리수를 둔다'는 비판마저 제기되면서 스가 총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불출마·퇴진밖에는 없게 됐다.
결국 스가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대책과 총재 선거 활동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해 양립할 수 없다.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전념하고 싶다고 판단했다"며 불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열린 자민당 임시 임원회는 약 10분 만에 종료됐다. 그만큼 스가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따른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이날 해당 소식을 듣고 일제히 "매우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지난해 내가 컨디션 불량으로 갑자기 사직하게 돼 국민 여러분께 폐를 끼치는 가운데 스가 총리는 정말 훌륭하게 일해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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