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폐인쇄업체, 미얀마 군부에 용지 공급 중단
29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서 열린 군사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가 횃불을 든 채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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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얀마 군부가 부족한 현금을 메우기 위해 돈을 찍어 내려고 해외의 조폐업체들을 접촉했지만, 이에 응하는 업체는 없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FT는 미얀마 군사정부에 의해 부패 등 혐의로 기소된 아웅산 수치를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결성한 그림자 정부의 재무 장관격인 틴 툰나잉의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그는 FT에 미얀마 군부에서 재무 및 투자 장관이 중국을 포함해 해외 조폐 및 증권 인쇄 업체들에 접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폐를 인쇄해달라는 미얀마 군부의 요청을 수용한 업체는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극심한 현금 부족의 문제는 군부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며 "군부는 대중이 어떤 대가를 치를지를 생각하지 않고 쉽고 즉각적으로 상황을 모면하려고만 한다"고 비난했다.
미얀마는 지폐 인쇄를 독일 '기제케 운트 데브리엔트'라는 종합 인쇄기업에 맡겼다. 하지만 이 기업이 지난 3월 "군부와 민간 사이 계속되는 무력 충돌"을 이유로 미얀마 정부에 더 이상 지폐 인쇄에 필요한 원자재를 공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군사 쿠데타 이후 불안에 대규모 현금인출이 잇따르며 시중에 현금이 부족해 사회 불안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소요사태를 막기 위해 미얀마 군부는 다른 해외 조폐업체들을 수소문했지만, 군부와의 협력에 응한 업체는 없었던 것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FT에 "군부가 돈을 찍어 내고 싶어하지만, 독일 업체로부터 원자재 용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일 군사 쿠데타 이후 해외에서 미얀마로 유입되는 자금도 줄었다. 게다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여파에 세금과 공과금 등 정부 수입이 급감하며 군부 곳간도 불안하다.
ANZ의 쿤 고흐 아시아리서치 본부장은 "미얀마 경제는 올해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며 "세계은행은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이 18%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고흐 본부장에 따르면 미얀마 수출은 줄고 외국인 직접투자, 해외 개발원조도 급감하면서 미얀마 통화 짯(Kyat)의 가치는 올들어 21.7% 떨어졌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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