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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연재] 매일경제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3할 붕괴' 피렐라, 데이터는 훈련 방식에 의문 제기했다[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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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2)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4,5월 월간 타율이 0.350을 넘으며 고공 행진을 했던 피렐라다. 하지만 8월 타율은 0.206으로 떨어졌다.

시즌 타율도 3할이 무너지고 말았다. 2일 현재 0.298을 기록하고 있다. 간간히 홈런 한 방씩이 나오고 있지만 좋은 타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는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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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국인 타자 피렐라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땅볼이 줄었는데 타율이 떨어지는 반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에 의뢰해 피렐라의 부진 원인을 찾아봤다.

5월과 8월의 세부 데이터를 분석해 차이를 찾아봤다. 그 결과 매우 흥미로운 수치가 발견됐다. 땅볼이 줄어들었지만 타율은 오히려 더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땅볼이 늘어나면 타율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땅볼 타구는 내야수에게 갇히기 쉽기 때문에 라인 드라이브나 플라이 타구를 많이 날렸을 때 좀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상식이다.

피렐라는 역으로 갔다. 땅볼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결과가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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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렐라는 컨디션이 좋았을 때 오히려 땅볼 비율이 높은 타자였다.

5월 한 달 동안 친 타구 중 땅볼은 무려 48%나 됐다. 반면 타율이 크게 떨어진 8월에는 땅볼 비율이 35%로 크게 줄어들었다.

대신 안타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라인 드라이브 타구는 18%에서 25%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플라이 볼 비율만 25%로 동일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땅볼이 많이 나오고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늘어난 8월에 더 좋은 성적을 냈어야 한다. 그러나 데이터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피렐라가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의 선수가 아님을 알 수 있는 수치다.

피렐라는 2일 현재 23홈런으로 홈런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1위 최정(SSG)을 2개차로 쫓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는 피렐라가 홈런왕 경쟁을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말하고 있다.

전형적인 땅볼형 타자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강한 타구 비율이 5% 정도 줄기는 했지만 월별 비교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차이라고 보긴 어렵다. 문제는 땅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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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볼이 강한 타구를 만드는 비율을 따져 보면 피렐라가 왜 홈런형 타자가 아닌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피렐라는 5월에 땅볼 타율이 0.381이나 됐다. 그의 타율에 적지 않은 공헌을 땅볼 타구가 했음을 알 수 있다. 땅볼이 강한 타구가 되는 비율은 14.3%나 됐다.

하지만 8월 들어 땅볼 타율이 0.211로 떨어졌다. 땅볼에서 강한 타구가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강한 타구 비율이 0%였다. 피렐라의 타율이 떨어진 결정적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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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은 "내야 스프레이차트를 보면 5월, 8월 모두 피렐라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 구간에 압도적으로 많은 땅볼 타구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것은 결국 강한 땅볼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피렐라는 강한 땅볼 타구를 많이 만들어 냈을 때 보다 좋은 타율을 기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피렐라는 전형적인 거포형 스타일과는 차이가 있는 타자다. 타격 메커니즘상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홈런왕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팀을 위해선 보다 강한 땅볼 타구를 많이 날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타격 부진에 빠지게 되면 공을 띄우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 한다. 하지만 피렐라에 대해선 이는 그릇된 선택임을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다. 피렐라도 공 띄위기 위주의 훈련을 하고 있다면 바른 길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땅볼 타구를 강하게 보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타율 상승에는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공을 띄우는 훈련을 하기 보다는 땅볼 타구에 힘을 싣는 노력을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데이터는 말하고 있다.

지금 피렐라가 하고 있는 훈련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음을 뜻한다. 피렐라에게 보다 효율적인 훈련은 땅볼 타구를 보다 강하게 보내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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