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BBC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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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부모 없이 혼자 남겨진 7개월 아기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2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아프간인 어머니 A씨와 영국인 아버지 B씨 사이에서 지난 1월 태어난 아기가 여권 발급 문제로 카불을 탈출하지 못하고 외조부모와 함께 갇혀 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살고 있는 이 부부는 당초 아프간에서 아기를 낳을 생각이 없었지만, A씨가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해 9월 아프간에 여행을 가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A씨는 여행 중 영국 여권을 잃어버렸고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영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이에 그의 남편도 지난해 12월 부인을 따라 아프간에 입국했다. 두 사람은 올해 1월 딸을 출산했다.
A씨는 이후 단기간만 영국에 머무를 수 있는 단수비자를 발급받았고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기의 여권 발급은 계속 지연됐다.
이 사이 A씨는 비자 만료일이 다가왔다. B씨는 영어가 서툰 A씨의 비자 연장을 위해 함께 영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부부는 결국 카불에 있는 A씨 가족에게 아기를 맡긴 채 먼저 영국으로 향했다.
아기의 여권은 그 이후에도 발급이 계속 지연되면서 5개월이 걸린 끝에 최근 발급됐다.
하지만 이 사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고 서방 군대들이 모두 철군하면서 영국 대사관 직원들도 아기를 데려오기 전에 카불을 떠났다. 런던과 카불을 오가는 상업용 비행기도 없어 아이는 여전히 카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기를 보호하고 있는 A씨의 부모가 지난 2001년부터 영국과 미군에 협력했던 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아기의 조부모는 탈레반의 보복을 우려해 현재 카불에 있는 집에서 숨어지내고 있다.
런던에 있는 아기 엄마 A씨는 “아이가 없는 채로 몇 달 동안 길을 잃었고 희망도 일어가고 있다”며 “정부에 아기와 가족들을 데려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B씨도 “여권을 발급받는 데 시간이 덜 걸렸다면 아기는 우리와 함께 여기 있었을 것”이라며 “아이가 보고 싶지만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영국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영국은 자국민과 자격을 갖춘 아프간인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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