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해방신학자는 아니지만 사회경제적으로는 진보적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분쟁 해결을 위한 대화를 촉구했다.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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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지금은 아니지만 교황(敎皇)은 한때 서방세계의 정신적 리더였다. 명칭만으로도 알 수 있듯 그는 ‘교회의 황제’다. 유럽에서 나폴레옹 등이 자신을 황제로 지칭했지만 대부분은 왕이었다.
이에 비해 유럽제국을 정신적으로 아우르는 교회의 수장은 황제였다. 그런 교황이 서방의 아프간 개입을 작심 비판했다.
◇ "아프간에 서방의 가치 강요하지 말아야" :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현지시간)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서방 국가의 개입은 아프간에 민주주의를 강요하려는 외부 세계의 시도”라며 서방의 아프간 간섭을 비판했다.
교황은 "역사적, 민족적, 종교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전통을 완전히 무시한 채 민주주의를 건설하려는 무책임한 정책을 중단할 때가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아프간의 미군 철수는 서방의 가치와 국가건설을 제3국에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지난 몇 주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스러운 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서방 동맹국들이 아프간을 떠날 때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교황 해방신학자는 아니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진보적 :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제3세계 국가의 가치를 존중하는 남미의 해방신학과 궤를 같이 한다. 실제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최초로 비유럽권 교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교황의 이 같은 인터뷰는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서방국가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 - NYT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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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전문가들은 교황이 해방신학자는 아니지만 사회경제적인 면에서는 진보적 성향을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교황의 전기 작가는 "그는 해방신학자는 아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에 반대하며, 신자유주의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 스페인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혀 : 교황의 인터뷰는 스페인 카데나 COPE 라디오와 인터뷰로, 지난 주말 바티칸에서 이뤄졌으며, 교황의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진행됐다.
교황은 이번 인터뷰에서 지난 7월 결장 수술을 받은 후 건강해졌으며 사임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11일 입원 중인 로마 제멜리 종합 병원에서 의사와 얘기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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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탈리아 뉴스매체에서 사임이 임박했다고 보도했지만 자신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정기적으로 여행을 하는 등 완전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84세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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